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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군복무 18개월 힘들다' 국방부 의견듣자

중앙일보 2013.01.12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11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외교국방통일분과 국방부 업무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우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임관빈 국방정책실장, 부재원 인사복지실장(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 왼쪽부터 최대석 위원, 김장수 간사, 김 위원장. [김형수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방부가 11일 병사복무기간을 18개월(육군 기준)로 단축하는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다. 병사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은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었다.

군 복무 단축, 4대 질환 100% 보장
국방부·복지부서 부정적 의견
당선인측 “보고 전 언론 보도 곤란”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남북 관계를 고려하면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며 “부사관 2만7000여 명에 대한 예산 확보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중장기적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업무보고에서 밝혔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 일정이 확정된 지난 8일에도 국방부는 국방연구원(KIDA)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병사들의 복무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부사관 2만7000여 명과 이들의 월급·숙소 등 연간 1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인수위 측은 이 같은 국방부의 견해를 확인하면서 “복무기간 단축은 (당선인의) 공약 사항”이라며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인수위 측은 지난 8일 국방부 관계자들을 불러 예비보고를 받으면서도 “공약 사항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예비보고 후 공약 사항을 재검토한 끝에 보고 내용을 수정해 중장기 계획으로 분류했으나 인수위가 요구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 국방부는 A4 용지 100여 페이지 분량의 업무보고에서 전력증강 사업 분야에 모두 8조3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차세대 전투기(F-X) 도입 사업과 이지스 구축함 건조 계획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인수위 측은 한정된 예산을 고려하면 전력증강의 우선 순위에서 F-X사업보다는 해군기동함대 설치나 공중급유기 도입, 정찰감시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날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도 복지부는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도 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표명했다고 한다. 복지부는 박 당선인 측이 예상하는 소요 예산보다 기초연금 도입에 7조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여성·보육 정책에 5조원 등 연간 12조~13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또 암·뇌혈관·심혈관·희귀성 난치병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는 당선인 공약과 관련, “1~2인실 등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등을 포함해 진료비를 100% 보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고했다.



 업무보고 첫날부터 일부 부처에서 박 당선인의 핵심 대선 공약에 대해 예산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보고가 나오자 박 당선인은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인수위에선 업무보고에 앞서 부처의 견해가 사전에 보도되는 데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당선인의 공약 실천 의지가 매우 강하다 보니 부처의 이런 태도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겠는가”라며 “부처에서 업무보고도 하기 전에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먼저 국민에게 알린다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정용수·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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