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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과 파격의 이중주 … 박근혜 인사의 비밀

중앙일보 2013.01.12 00:00 종합 20면 지면보기
박근혜 정부 공식 출범이 한 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초대 총리가 될지, 비서실장을 누가 맡을지 등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다. 향후 5년간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잣대이기 때문이다. 유독 보안이 강조되는 상황이지만 박 당선인이 그간 해온 인사를 보면 몇 가지 원칙을 가려낼 수 있다.


인수위 인사로 본 박근혜의 4대 인맥

 박 당선인이 중용하는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인연이 있거나 오랫동안 곁에 두고 지켜봐 온 이들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 인선이나 새누리당 핵심 측근들을 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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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파격 인사도 적잖이 눈에 띈다. 지난해 19대 총선 당시 깜짝 발탁돼 부산 사상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표 대결을 펼친 손수조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이나 ‘젊은 피’로 수혈돼 바른말을 해온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대표적이다. 필리핀에서 귀화한 이자스민 의원과 광고 전문가인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도 파격 인사 대상으로 꼽힌다.



 이번 인수위에도 ‘파란 눈의 한국인’ 뮤지컬 감독 박칼린(청년특위 위원)씨와 인요한 세브란스 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 등이 합류했다. 일부에선 “박 당선인이 홀로 인사를 하다시피 해 그 폭이 좁다”고 비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셈이다. 종합하자면 ‘검증과 파격의 이중주’라 할 만하다.



 곧 있을 조각(組閣)에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파격은 예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오랫동안 함께해온 이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 따 만든 기숙사인 정영사에 머물렀거나 정수장학회 출신 상청회 등 선대와 직접 연이 닿은 이들 ▶선대의 신뢰를 받은 인사들의 자제와 사위 등 2세 정치인들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서 수년간 함께 일해온 전문가들 ▶측근으로 곁에 두고 오래 지켜봐온 경우로 갈무리된다.



 ◆정영사·상청회 파워=정영사는 1968년 만든 서울대 기숙사다. 단과대별로 성적이 우수한 지방 출신 학생들을 뽑아 지내게 한 만큼 정영사 출신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한덕수 전 총리, 정운찬 전 총리 등 총리만 두 명 배출했다.



 인수위에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인 최성재 고용·복지분과 간사가 정영사 1기 출신이다. 최 간사는 정영사 증축을 청원하면서 박 당선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40년 넘게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측면 지원을 받은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2기)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3기)도 정영사 출신이다.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닌 이들의 모임인 상청회도 박 당선인의 주요 인재풀 가운데 하나다. 상청회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박 당선인을 도운 김기춘·현경대 전 의원은 오랜 박근혜계 원로다. 대선 때 북한 인권특사를 맡은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과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도 상청회 멤버다. 상청회엔 2011년 기준으로 3만80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이들 가운데 4000여 명이 전국 각 대학의 교수로 활동하는 등 막강한 맨파워를 과시한다.



 ◆박정희맨 2세들=인수위원들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인맥이 대를 이어 연결된 경우가 많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의 선친은 고(故)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이다. 박 전 대통령의 육사 한 기수 선배인 서 전 장관은 1961년 5·16쿠데타 당시 6관구 사령관이었다. 박 전 대통령 집권 뒤엔 육군 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원자력 전문가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장순흥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도 비슷한 경우다. 그의 부친인 장우주 전 남북적십자회담 사무총장도 박 전 대통령의 육사 1년 후배다. 그는 1965년 베트남 파병을 논의하러 미국을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하는 등 측근으로 활동했다. 소장으로 예편 뒤엔 한라건설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인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의 선친은 고(故) 최재구 전 공화당 의원(8~10, 12대)이다. 71년 정치권에 들어와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상임고문과 산업은행 이사장 등을 지냈다. 최 원장은 대선 기간 박 당선인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단을 이끌었다. 현재 외교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고용복지분과 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상청회장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기춘 전 의원의 사위다. 이 밖에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유일호 의원은 당시 야당 국회의원인 고(故)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의 아들이다.



 ◆싱크탱크는 국가미래연구원=박 당선인은 집권 전부터 전문가들을 수시로 만나며 조언을 들어 왔다. 이들을 한 곳으로 모은 싱크탱크가 국가미래연구원으로 2010년 발족했다. 출범 당시 78명이었던 회원은 현재 250명을 웃돈다. 원장인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는 박 당선인과 서강대 동문으로 오랫동안 경제 관련 자문을 해왔다. 인수위 각 분과의 22명 중 7명이 미래연구원 출신이다. 박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이 닿아 있는 서승환·안상훈·최대석·최성재 위원이 포함돼 있다.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인 옥동석 인천대 교수는 박 당선인과 소규모 스터디 모임을 해왔다. 김광두 원장의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대선 공약을 다듬었던 국민행복추진위원회(행추위)에선 정부개혁추진단장으로 활동했다. 성균관대 교수 출신으로 고용복지분과위원인 안종범 의원은 박 당선인이 의원 시절 주최한 다양한 토론회에서 단골 발제자로 나서며 이름을 알려 왔다. 박 당선인의 신뢰가 유난히 깊어 여러 정책 분야에서 조언하고 보좌하는 역할을 해왔다. 현재는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됐는데 간사로 임명하지 않은 것도 측근으로 지나치게 주목을 받을 것을 고려해 배려한 것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다.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이기도 하다. 이 밖에 인수위의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 곽병선 교육과학분과 간사 등은 행추위에서 호흡을 맞춘 전문가들이다.



 ◆측근중의 측근 친박=김무성 전 선대위 총괄본부장, 최경환 전 대선 후보 비서실장,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때에 따라 ‘탈박(脫朴)’이라 여겨지기도, 책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모두 박 당선인과 수 년에 걸친 인연을 이어 왔다.



 지난 대선 때 당 안팎에서 이들의 활약은 명확했다. 2008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친박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김 전 본부장은 한때 박 당선인과 소원해졌다. 그러나 당내 분란이 일던 지난 10월 캠프의 ‘야전사령관’으로 복귀해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최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계 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불린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패한 이후 박 당선인 곁을 지키며 꾸준히 보좌했다. 대선 과정에서 쇄신 파동이 일자 “모두 안고 가겠다”며 자진 사퇴한 뒤 자신을 소외 담당이라 부르며 주변을 챙겼다.



 2004~2005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신뢰를 쌓은 진 부위원장은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계 의원들과 거리가 생겼지만 지난해 5월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근혜계인 이한구 원내대표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해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이들 외에 유정복 의원, 권영세 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서병수 사무총장,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 등도 핵심 측근들로 오랫동안 박 당선인을 보좌해 왔다. 이들은 박 당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정부 요직 어디든 등용될 가능성이 큰 인사들이다.





◆정영사(正英舍)=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 중 가운데 글자인 ‘정(正)’과 ‘영(英)’을 따 서울대에 세워진 기숙사. 인재 양성에 관심이 많았던 육 여사가 건립을 주도했다. 서울대생 중 단과대별로 성적이 가장 우수한 지방 학생을 4~5명씩 뽑아 학년별로 30~40명씩 수용했다.



◆상청회=1966년 당시 ‘재단법인 5·16 장학 범 동창회’가 모태다. 82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 개명한 정수장학회 장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전국에 3만80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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