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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 중국의 먹거리(1)

중앙일보 2013.01.11 11:44
중국의 정치지도부가 일반 민중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 요인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먹거리에 대한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말에는 중국에 가더라도, 먹거리가 충분하지 못했었다. 1995년 무렵까지도 중국의 거리를 다니다가, 상점에서 먹거리 구입하려고 하면, “없어요!”라는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되돌아오곤 하였는데, 지금은 어느 브랜드를 원하는지 골라보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거기에는 외국제품을 비롯해서 다양한 종류를 발견할 수 있다. 유럽의 아이스크림이나 생수는 어지간한 슈퍼마켓에 대부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니만치 시간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최근에 한국에서 주변의 어린애를 키우는 집에서 산양우유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가지 의아스럽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양유(羊乳)라고 하면 쉽게 알아 듣겠는데, 산양(山羊)이라는 이미지와 우유(牛乳)라는 이미지를 결부시키고 있는 점이 약간 어색한 점이 느껴진다. 그런데, 얼마전 제2금융위기 직전에 양고기 전문 음식점이 생기기 시작했었는데, 역시 아직은 한국 사람의 식성에는 양고기가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는 모양이다. 중국에서는 주로 북방에서 양고기를 즐겨 찾았는데, 지금은 해남도(海南島)에서도 주요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양은 면양과 산양으로 나뉘어진다. 면양은 주로 중국의 북부에 분포하고 있다. 20세기 초기에 일본은 몽고 쪽의 양모(羊毛)를 대거 천진(天津)항을 통하여 일본으로 옮겨서 이를 통해서 일본의 방직업을 발전시켰다. 최근에는 시베리아의 면양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몽고쪽의 면양과 교배하여 잡종이 많이 생겨났다고 한다. 산양은 턱밑에 수염이 길게 자라있어서 남성적으로 보인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염소와도 비슷하여 구별하기 힘든 모양인데, 다른 종류에 속한다.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염소고기를 즐겨 먹어왔으며, 또한 염소젖도 즐겨 사용하였다. 거기에 비해서 양고기나 양유(羊乳)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처음 양고기를 먹어본 경우에 노린내가 난다던가 느끼한 맛이 심하다는 품평을 내리기도 한다. 어떤 분들은 심지어 비린내가 지독하다고도 한다. 이것은 그 양고기의 산지에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 양고기의 산지로서는 크게 분류하자면, 신강(新疆)의 이리(伊犁),감숙(甘肅)의 하서(河西)주랑, 그리고 내몽고 지역을 손꼽을 수 있다. 그밖에도 전국 각지에 양을 사육하는 곳이 많으나 현지에서 대부분 소비되는 셈이다. 양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풀이 자라는 토지의 알카리성[염분(鹽分) 함유량→알카리성]이 크게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리(伊犁)지역의 양고기가 최고급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 지역의 초지(草地)의 알카리성[염분(鹽分) 함유량→알카리성]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하북의 창주(滄州)나 흑룡강 지역도 알카리성[염분(鹽分) 함유량→알카리성] 함유량이 높은 편이지만 생산된 양고기는 그 주변에서 모두 소비되는 형편이다.

예전에는 북경에서도 여유있는 사람들은 이리(伊犁)지역의 양고기를 공수(空輸)해 와서 소비하였다고 하는데, 운반비를 그렇게 비싸게 지불할 만큼 품질이 다른 것인지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북경에서도 서민은 예나 지금이나 내몽고 지역의 양고기를 육로로 운반해 와서 소비한다. 양고기는 중국에서는 회교도(回敎徒)의 주요 식용품이 되고 있다. 그들도 이전에는 주로 다른 지역으로 판매하는 형편이었지만, 최근에는 그들 자체의 소비량이 부쩍 늘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양고기를 구입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는 하소연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1992년초, 북경대학 근처의 양고기 샤부샤부 식당에서 그곳의 학자와 식사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은 일본인이 중국인과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사업상의 갑을 관계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주목을 끌었던 것은 식탁위에 주문해놓은 양고기 통이 10통을 넘겼으므로, 저 두 사람이 저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먹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게 되었다. 3통을 먹더니, 일본인은 식비를 지불하였고, 중국인이 나머지는 싸달라고 해서 갖고 나갔다. 양고기는 이렇게 국제교류를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양고기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사육하기 보다는 초원에 방목하는 방식으로 키우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은 사육되고 있으므로, 촉성 사육하거나 무게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들이 볼 때에는 불안한 면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고기 수요가 늘어나자, 양을 사육하는 방식도 바뀌어서 방목보다는 사육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듣고, 믿을 수 있는 음식으로서의 양고기의 위치가 바뀌는 것이 아닐까 우려해 보기도 한다. 더구나, 양고기탕의 색깔을 하얗게 하기 위해서, 돼지 뼈가루를 삶아서 그 가루를 양고기탕에 넣는다고 한다. 이 경우에는 이를 장기간 복용한 사람들에게 신장이나 심장에 부담을 준다고 한다.

중국에는 음식물을 짝통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달걀을 짝퉁으로 만들어서 슈퍼마켓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찰이나 도관(道觀)근처에 두부 등으로 고기 흉내를 낸 짝퉁 음식을 파는데, 내가 신뢰하는 중국인 한분은 나에게 절대로 저러한 음식을 먹지 말라고 충고해 주었다. 중국에는 튀겨서 만드는 음식이 많은데, 그에 사용하는 기름이 어떠한 상태인지를 문제삼는 것은 너무 호사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북경에는 한국식 식당이라는 곳이 많은데,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고기의 재료가 값싼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중국인 대부분이 푸짐하게 멀을 수 있는 음식으로 꼽히고 있으나, 감동을 주지는 못 하고 있다. 아이쟝샨(愛江山)과 같은 고급 한식식당에서 한국식 음식을 맛본 중국인들은 몇 번이나 다시 그 식당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음식을 칭찬하였다. 한국에서도 2008년 이전에 한때 양고기 식당이 상당 부분 서울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제2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금은 좀 사그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음식문화에도 조금 더 다양화를 꾀하기 위해서, 양고기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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