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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찾아온 코언 … F-X·글로벌호크 구입 압박한 듯

중앙일보 2013.01.09 03:00 종합 5면 지면보기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국방부 청사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국방부의 인수위원회 업무보고(11일)가 임박한 시점에서다. 이날 면담은 통역만 배석한 채 진행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코언 전 장관이 전직 국방장관 자격으로 면담을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총 10조원 규모 사업 노려
국방부 인수위 업무보고 전 만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거론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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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전 장관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로펌인 DLA piper의 국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6일 입국했다. 이날 면담에서 차세대 전투기(F-X)와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인 글로벌 호크 도입, 주한미군 방위분담금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국방부 핵심 관계자가 8일 전했다. 모두 10조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 당국자는 “현재 우리 정부는 F-X사업과 글로벌 호크 도입을 미국 군수업체뿐 아니라 유럽 업체까지 참여시켜 경쟁 입찰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그 과정에서 사업이 늦어지다 보니 코언 전 장관이 전시작전권 전환(2015년)을 앞두고 우리나라 전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침체로 인한 국방예산 삭감이 군수산업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미국 입장에선 무기 시장의 큰 고객인 한국의 결정이 단비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8조2900억원이 들어가는 F-X 사업의 기종을 선정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기종 평가가 늦어지는 바람에 결정이 미뤄졌고, 올해 예산도 1300억원이나 깎였다. 글로벌 호크 역시 45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었으나 미국 측이 최대 1조2500억원을 희망하고 있어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재 우리 정부가 42%(8361억원)가량 부담하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역시 미국은 50% 수준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언 전 장관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하면서 김 장관을 압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는 국방부 장관에게 이 같은 입장을 피력한 것은 국방부를 통해 새 정부에 고가(高價)의 무기 도입 필요성이 전달되기를 희망한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위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감안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먼저 업무보고를 하는 국방부는 모두 10여 가지의 현안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같이 현재 진행 중인 업무와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병사들의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것과 관련해선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이 약화돼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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