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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툭하면 고장 악취 진동

중앙일보 2013.01.09 01:01 종합 15면 지면보기
7일 낮 인천 청라국제도시 1단지의 한 아파트. 상가 건물 옆에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투입기 주변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담은 비닐봉투와 일반 쓰레기를 넣은 종량제 봉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온 한 주민은 “시도 때도 없이 투입구가 고장 나 악취가 나는 등 단지 환경이 더 나빠졌다”며 “더 불편한 걸 비싼 돈을 들여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봉투 스티커 인식 못하고 용량 부족
송도·청라·판교신도시 주민 큰 불편

 인천 송도와 청라, 경기도 판교신도시 등에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쓰레기 봉투에 부착된 스티커를 인식시켜 투입구를 열도록 돼 있지만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주변에 쌓아놓고 가기 일쑤다. 자동집하시설의 용량이 달려 쓰레기가 조금만 투입돼도 ‘충만’이라는 경고등이 켜지며 가동이 안 되기도 한다. 쓰레기 없는 도시를 만든다며 설치한 시설이 오히려 쓰레기 방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투입하면 지하관로를 통해 하루 2회씩 집하장으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다. 쓰레기 수거 차량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주거환경을 만든다며 도입됐다.



 그러나 시스템의 기능이 아직 불완전한 데다 용량도 달려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날 돌아본 청라국제도시 내 거의 모든 아파트의 집하시설 주변에는 쓰레기 봉투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 주변에는 겨울철임에도 악취가 났다. 주민 이민자(52·여)씨는 “쓰레기 봉투가 조금만 차도 투입구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이대로 여름철이 되면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진동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판교신도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LH가 판교신도시에 설치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클린넷)은 완공한 지 3년째 돼가는데도 성남시가 인수하지 않고 있다. 월 1억원이 넘는 비용도 문제지만 성능에 대한 민원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판교 클린넷은 LH가 2009년 9월 621억여원을 들여 완공했다. 당초 시설이 준공되면 성남시가 인수하기로 돼 있었으나 각종 민원과 결함이 끊이지 않아 성남시가 성능 개선을 요구하며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아파트에 설치된 투입기 용량이 부족해 쓰레기 배출량이 몰리는 월요일과 주말에는 제때 처리되지 않은 쓰레기 때문에 투입구 주변이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서판교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클린넷만으로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없어 시에 요청해 청소차로 수거하는 경우도 많다”며 “악취는 악취대로 나고 번거로워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주민들이 적정 규격을 초과한 쓰레기를 넣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는 있지만 시스템상의 하자는 아니다”며 “성남시 요구대로 악취와 소음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개선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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