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방주말’ 검열 항의 파업 … 배우·작가도 동참

중앙일보 2013.01.09 00:12 종합 18면 지면보기
중국 당국의 검열에 맞서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기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각계 인사들이 언론 자유를 요구하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팔로어 3100만 배우 웨이보에 글
법학자들도 선전부장 파면 요구
당국 “언론통제 원칙 확고부동”

 중국의 인기 여배우 야오천(姚晨)은 7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진실한 말 한마디가 전 세계보다 무겁다”는 말을 남겼다. 옛 소련 시절 반체제 작가 솔제니친이 한 말이다. 남방주말의 로고도 함께 올려 항의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야오천은 31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해 ‘웨이보 여왕’으로 불린다. 팔로어가 1900만 명인 배우 리빙빙(李氷氷)은 웨이보에 남방주말을 암시하는 글과 함께 “엄혹한 겨울에 봄을 기대한다”고 썼고 팔로어 2700만 명의 배우 천쿤(陳坤)도 남방주말 기자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세대 작가 한한(韓寒)은 자신의 블로그에 “너는 죽으려 하는데 그(정부를 비유)는 너의 입을 틀어막고 사람들에게 네가 즐거워한다고 말한다”는 글로 중국 당국의 언론 검열을 비꼬았다. 한한은 자유주의 논객으로 중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지난해 미국에 망명한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중국 매체와 당국 간 충돌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학생 지도자였던 왕단(王丹), 재미 인권운동가 원윈차오(溫雲超) 등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언론 자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홍콩·대만의 경제학자와 법학자 27명은 검열을 주도한 퉈전(<5EB9>震) 광둥성 선전부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남방주말 기자들은 지난 6일 파업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주요 언론사 직원들이 정부 검열에 맞서 공개적으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2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광저우(廣州)시의 남방주말 사옥 앞에선 7일부터 파업 기자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졌다. 8일엔 할리우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전체주의와 맞서 싸우는 주인공이 쓰던 가면도 등장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번 사태를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한 중국 새 지도부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평했다.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언론 담당 간부들에게 메모를 보내 “당이 언론을 절대적으로 통제한다는 원칙은 확고부동하다”며 기자들이 온라인에서 남방주말을 지지하지 못하게 하도록 지시했다고 SCMP는 8일 보도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