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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거 정대세, 난 한국인이다

중앙일보 2013.01.09 00:00 종합 23면 지면보기
K-리그 수원 삼성 입단을 앞둔 정대세가 8일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인민 루니’ 정대세(29)가 한국 땅을 밟았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입단을 위해 8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정대세는 입국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 앞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정대세는 8, 9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뒤 10일 입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수원 입단 위해 입국

 입국 과정에서 정대세의 여권에 관심이 쏠렸다. 정대세는 재일동포 3세로 북한축구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지만, 대한민국 외교통상부가 발급한 단수 여권을 소지하고 입국했다. 정대세는 북한대표팀 멤버로 국제경기에 나설 땐 북한 여권을 쓴다.



 한국인의 시선으로는 특별한 상황이지만, 이는 대다수 재일동포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일제 강점기가 끝난 직후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뉠 때 일본의 한인들은 어느 쪽에도 합류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날엔 사라진 ‘조선(朝鮮)’ 국적을 유지했다. 아직도 대다수는 여전히 ‘조센진(朝鮮人)’, 또는 ‘자이니치(在日)’로 불리며 중간자적 위치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엄밀히 말해 한국인도, 북한인도, 일본인도 아니지만 남북한 모두에서 ‘재외국민’ 대우를 받아 단수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정대세의 경우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호적상으로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정부에 주민등록을 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자이니치 대접을 받아왔다. 정대세가 한국과 북한의 여권을 둘 다 가질 수 있었던 이유다.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정대세는 “K리그 무대에서 뛰는 동안 나는 한국인이다. 원래 조선(남북)은 하나 아닌가”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내가 북조선(북한) 대표팀에서 뛰는 것만큼이나 한국 프로팀에서 뛰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대세는 수원에서의 목표로 ‘우승’과 ‘15골’을 언급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쾰른(독일) 등을 거치며 한 번도 우승해 본 적이 없다. 수원에서는 꼭 우승트로피를 들어보고 싶다”고 밝힌 그는 “공격수로서 내 역할은 골을 많이 넣는 것뿐이다. 15골 이상 넣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대세는 독일에서 인연을 맺은 차두리(33·뒤셀도르프), K리그에서 뛴 적이 있는 북한대표팀 동료 안영학(35·가시와 레이솔)에게 수원 이적 관련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그는 “수원이 서정원 감독님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14번을 나에게 줬다. 그 번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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