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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苛政猛于虎 [가정맹우호]

온라인 중앙일보 2013.01.07 09:46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산둥(山東)성 태산을 지날 때였다. 한 여인이 묘지 앞에서 통곡을 하고 있었다. 제자 자로(子路)가 묻기를 “부인은 무슨 일이 있기에 상심이 그리 크십니까”라고 했다. 부인이 답하길 “오래전 내 시아버지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남편도 호랑이에게 죽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들마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이번에는 공자가 물었다. “그렇다면 왜 이곳을 떠나지 않는 겁니까?” 부인이 답하길 “그래도 여기는 가혹한 정치는 없으니까요….” 공자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제자들이여 기억하라. 가혹한 정령(政令)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우니라(苛政猛于虎也).”



한(漢)나라 때 공자의 후학들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예기(禮記)에 나오는 일화다. 정치가 백성들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고사(故事)로 널리 인용된다.공자의 정치관은 논어(論語)에서도 여러 번 등장한다. 관직에 있던 계강자(季康子)가 공자에게 ‘政(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의 답은 간결했다. “올바름이다(政, 正也).” 그리고 덧붙여 말하길 “네 스스로 옳다면 누가 감히 부정을 저지르겠는가(子師以正, 孰敢不正)”라고 했다. ‘자기 스스로 바르게 처신한 뒤 다른 사람을 교화시켜야 한다(正己而正人)’는 게 공자의 생각이었다. 이는 ‘그 몸과 마음이 옳다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행해질 것이요, 그 몸과 마음이 올바르지 않다면 비록 명령을 내려도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라는 논어 자로(子路)편 구절과도 같은 맥락이다.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주(周)나라 사료집인 상서(尙書) 에는 ‘道洽政治, 澤潤生民(도흡정치, 택윤생민)’이라는 말이 나온다. ‘도(道)가 정령(政令)에 맞으니 다스림이 이뤄지고, 통치자의 은택(恩澤)이 널리 퍼지니 백성 삶이 풍족해진다’는 뜻이다. 정치의 최고 경지가 아닐 수 없다.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사람들이 자기 잇속만 차린 쪽지 예산을 편성해놓고는 떼지어 외유를 떠났다. 그들에게서 ‘정(正)’은 털끝만큼도 찾기 어렵다. 이러니 언제 백성의 삶이 풍족해지겠는가? 정치가 무섭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정치인의 탐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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