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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5위 KT, 농구·골프 등 스포츠단 운영 노하우 풍부

중앙일보 2013.01.07 07:04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려면 지자체의 의지 만큼 중요한 게 또 있다. 구단주인 기업의 경험과 운영능력이다. 수원과 전북은 구단주의 능력 부족 때문에 어렵게 출범한 야구단이 해체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전북을 연고로 1990년 창단했던 쌍방울레이더스는 IMF 여파로 모기업이 부도 위기에 놓이면서 1999년 해체됐다. 경기·인천·강원도를 연고로 1996년 창단된 현대유니콘스도 모기업의 지원이 끊기자 야구발전기금을 구단 운영자금으로 끌어다 쓰는 등 고난을 겪다가 2008년 3월 해체된 바 있다. 현대유니콘스는 수원에 연고를 두고도 무리하게 서울 진출을 노리다 팀 해체까지 갔다. 아무리 팀을 유치한 연고지 지방자치단체가 전폭적으로 지원해도, 기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난파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수원은 KT가, 전라북도는 부영그룹이 구단주로 나선 상태다. 두 기업은 모두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기업이다. 야구단을 운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 달 6월 공식적으로 창단을 선언한 KT는 재계 순위 15위다. 계열사도 50개에 달한다. 자산총액이 32조, 매출도 28.7조원이 넘는 기업이다. 경쟁자인 부영과 비교하면 규모에서 3배나 크다.



 KT보다 한 달 늦게 뛰어든 부영은 재계 순위 30위다. 공기업을 제외하면 20위권에 들어간다. 계열사는 17개, 자산총액은 12조, 매출도 2조원이 넘는 회사다. 주력 사업은 건설과 주택 임대업이다. 지난해에는 쌍방울 개발이 주도적으로 만들었던 무주 덕유산리조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에 따라 기업 운영에 영향을 받는 건설업계가 장기적으로 구단운영을 꾸려 나갈지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한 야구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다른 스포츠보다 운영이나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야구사업에 건설업을 하는 부영이 장기적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부울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단 운영능력도 관건이다. KT는 그 동안 스포츠 종목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프로농구단인 부산 KT를 갖고 있고 골프, 사격, 하키, E-스포츠를 운영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노하우가 필요한 스포츠단 운영상 10구단 유치에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부영은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다. 부영보다 규모가 작은 코오롱, KCC, 한진중공업, 태광 등 기업들도 스포츠단을 운영했지만 부영은 유독 스포츠와의 인연이 없었다.



 부영은 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아 총수의 결정에 따라 야구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반면 KT는 의사 결정 과정이 부영보다 느리고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 앞서 KT는 2007년 현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사외이사 반대에 부딪쳐 창단 계획을 철회했지만 이번에는 10구단 유치에 강한 의욕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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