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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남용, 미래 세대 부담 … 우리 돈 당겨 쓰지 마세요”

중앙일보 2013.01.07 00:20 종합 10면 지면보기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대학생 칼럼단 100명이 박근혜 당선인에게 요구한 ‘하지 말아야 할 일’의 첫째는 복지 남용(17표, 7.2%)이었다. ‘우리 돈 당겨 쓰지 말아 주세요’란 요구였다. 정원석(26·경희대 법대)씨는 “범람하는 복지 공약을 지키기 위해 한때 국채를 발행한다는 얘기까지 정치권에서 나왔다”며 “복지 재원을 무리하게 마련하려다 보면 미래 세대의 소득에서 미리 당겨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젊은 층까지 복지 공약 남발로 인한 미래의 경제적 부담을 걱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 말아야 할 10가지 … 중앙일보· NSI 대학생 100인 워크숍

 둘째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할 수 있는 척하지 말아 주세요’(14표, 5.9%)였다. 역시 복지 걱정이었다. 손서린(25·이화여대 경제학과)씨는 “박근혜 당선인이 많은 복지 정책을 약속했지만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는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는 OK, 등골 브레이킹은 NO’ (12표, 5.1%, 6위) 역시 복지공약이 가져올 역효과에 대한 경고였다.



 ‘불통은 금물’이라는 제언도 많았다. 대학생들은 ‘청년들을 트루먼 쇼의 주인공 짐 캐리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13표, 5.5%, 3위)라고 비유했다.



 ‘트루먼쇼’는 TV 쇼 프로그램의 철저한 기획 아래 한 인간(트루먼)이 30년간 시청자들에게 노출된 채 살아가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정체성을 찾게 된다는 얘기다. 이지영(23·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씨는 “영화 속 주인공 짐 캐리가 살던 세상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이었는데 젊은이들이 짐 캐리라고 느끼지 않도록, 누군가의 암묵적 합의 속에서 정책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투명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브라우니가 되지 말아 주세요’(10표, 4.2%, 10위), ‘잠수 타지 말아 주세요’(13표, 5.5%), ‘소통(小通)하지 말아 주세요’(12표, 5.1%) 등도 있었다.



 배경진(25·계명대 교육학과)씨는 “(방송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강아지 인형인) 브라우니가 갖고 있는 생각은 (프로그램 중) 정 여사의 입을 통해서만 시청자들이 알게 된다”며 “대변인만 내세울 게 아니라 국민과 직접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재민(26·강남대 경제학과)씨도 “국민들이 그저 듣고 따라오기만 요구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연애하던 상대가 잠수를 타면 눈물이 난다. 불통 정부는 국민을 눈물 나게 한다”는 비유도 나왔다.



 대학생들은 ‘업적 쌓기’에 매몰된 의욕 과잉도 피하라고 주문했다. 정철호(28·연세대 철학과)씨는 “수치로 보이는 스펙 쌓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치적 홍보로 변질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취업자 수가 얼마를 넘었다고 발표하지만 실제론 단순 서비스업 증가에 불과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희석(25·단국대 경제학과)씨는 “새 대통령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면 임기 내 업적을 이루겠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며 “차기 정부, 차차기 정부로도 이어질 정책까지 고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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