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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대 갤3, 66일간은 못 볼 듯

중앙일보 2013.01.07 00:18 경제 1면 지면보기
과도한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에 대한 징계로 이동통신 3사가 7일부터 차례로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6일 서울 용산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김도훈 기자]
“솔직히 한숨 돌리게 됐다.”(한 이동통신사 관계자)


이통3사 오늘부터 차례로 영업정지 … 보조금 전쟁 ‘휴전’

 “울고 싶은데 (방통위가) 이통사들의 뺨을 때려준 격.”(증권사 애널리스트)



 “앞으로 휴대전화 비싸게 사야 하는 것 아니냐.”(3G폰 사용자 회사원 이모씨)



 ‘삼인삼색(三人三色)’.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를 바라보는 세 가지 다른 시선이다.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이동통신사 3곳이 오늘(7일)부터 66일간 차례로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해당 기간 신규 가입자 유치 및 번호 이동은 전면 금지된다. 다만 기존 가입자들이 같은 통신사에서 단말기를 바꾸는 기기 변경과 인터넷·IPTV 등 유선상품 관련 업무는 이전처럼 정상으로 처리된다.



 첫 타자는 LG유플러스로 30일까지 제재를 받는다. SK텔레콤은 3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KT는 다음달 22일부터 3월 13일까지 신규 영업이 정지된다.



 영업정지는 4세대 이동통신망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유치를 놓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어났다. 방통위가 정한 보조금 상한 기준인 27만원을 훌쩍 넘겨 휴대전화를 더 싸게 파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지난해 9월 추석 즈음엔 출고가 90만원대인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은 ‘포커판’ 같다”며 “플레이어(경쟁 이통사)가 판돈(보조금)을 올리기 시작하면 게임에서 아웃되지 않기 위해 같이 판돈을 올리며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휴대전화를 싸게 사는 게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미 이달 첫 주말(5~6일)을 정점으로 보조금 경쟁은 막을 내렸다. 앞서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를 앞두고 이통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출고가가 100만원대인 갤럭시노트2가 50만원대, 90만원대인 옵티머스뷰2와 베가R3 등이 20만원대에 팔리는 등 보조금 과열 양상이 다시 나타났다. 일부 온라인에서는 ‘갤럭시S3 24만9000원 마지막 기회’라는 광고문도 떴다. 방통위는 4일 이통3사에 “영업정지 기간 금지 행위를 지속할 경우 다시 시장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 기기 변경에 대한 혜택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온라인 이통사 매장은 “신규·번호이동이 막힐 예정이므로 기기 변경 가격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쓰던 통신사 그대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공지했다.



 이통사들은 단기적으로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앞서 2002년 11~12월과 2004년 6~8월 이통사가 영업정지를 당했을 때 신규 가입자는 정지 전 2개 분기와 비교해 정지 후엔 30% 이상 줄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이번 영업정지가 이통사에 피해를 주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가입자는 줄겠지만, 경쟁 완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로 이익 규모는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상무는 “LTE망은 다 깔아서 투자비는 안 들고, 영업정지로 가입자 유치에 돈도 안 쓰니 그간 비용으로 나가던 부분이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며 “올해 통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높인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2004년 이통사의 영업정지 전후 2개 분기를 비교한 결과 마케팅 비용이 24% 줄면서 영업이익은 22% 늘었다. 실제로 영업정지를 앞둔 4일 주식시장은 하락했지만 이통 3사 주가는 모두 2% 안팎 상승했다.



 신규 가입자 유치가 중단되는 만큼 이통사별 눈치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업정지 첫 타순에 들어선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가 (우리가 영업을 못하는 사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지 감시하고, 불·편법 상황이 발생하면 고발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집토끼(기존 가입자)’를 뺏기지 않도록 기기 변경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과 KT도 영업정지 기간 중 경쟁사가 과도한 보조금을 내놓는 사례를 적극 감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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