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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살아남으려면 FTA가 필요하다

중앙일보 2013.01.07 00:00 종합 33면 지면보기
하비에르 솔라나
전 나토 사무총장
이달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글로벌 트렌드 2030』이라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될 경우 아시아가 조만간 글로벌 파워에서 북미와 유럽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인구·국방비는 물론 기술투자도 북미와 유럽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지정학적 맥락에서 유럽과 미국은 지난 어느 때보다 환대서양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법은 곧 이임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유럽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연설하는 데 영감을 준 듯하다. 글로벌 세력의 변화와 국내 하이드로카본 산출 붐으로 인한 에너지 자급 전망과 맞물려 미국은 새로운 다극화 국제질서를 받아들이는 외교정책을 추구하려 한다. 아울러 아시아를 전략적인 우선지역으로 삼으면서도 유럽을 여전히 최고의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클린턴은 “아시아 중시로의 방향 전환이 유럽으로부터의 철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클린턴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과 계속 돈독하게 지내면서 아시아는 시장뿐만 아니라 공통된 전략적 활동의 핵심으로 보려고 한다. 하지만 글로벌 역할을 함께 추구하는 미국과 유럽의 협력은 이전보다 중요해졌다. 따라서 지금은 대담한 시도를 할 때다. 바로 미국-유럽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이다.



 클린턴은 이미 미국이 이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교역을 늘림으로써 대서양 양안의 성장을 자극하는 협정을 체결할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세계 1, 2위의 경제권이자 세계 최대의 양자 교역 파트너다. 미국의 대유럽 투자는 대아시아 투자의 3배에 이른다. 유럽의 대미 투자는 대중과 대인도 투자를 합친 것보다 8배나 많다. 그러므로 환대서양 교역은 양측 모두에 중요하며, 특히 일자리 만들기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사실 미국과 EU 간 양자교역의 3분의 1은 양측 시장 모두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내부 거래가 차지한다.



 비록 미국과 EU가 상대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에 매기는 관세는 이미 낮은 상태(평균 3% 이하)이지만 자유무역협정은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경제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를 촉발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 협정은 미국과 유럽을 넘어선 곳에까지 효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과 유럽은 이미 여러 라틴아메리카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서 지리적으로 거대한 영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만들어 왔으며 이는 글로벌 위기 앞에서 경제적인 융통성을 확대할 것이다.



 사실 지역 자유무역협정은 전 세계적으로 모멘텀이 되고 있다. 미국이 앞장서고 있는 다자 간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상 형태를 바꿔놓을 것이다. 올해 과감한 진전이 있을 경우 2015년까지 결론이 날 전망이다. 미국·호주·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페루·브루나이·캐나다·멕시코가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과 한국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생산하는 이 지역의 교역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젠 유럽과 미국도 비슷한 것을 고려할 때가 아닌가? 현재 포퓰리즘과 유로화 회의론에 빠진 유럽은 환대서양 협력을 강화하면서 재기를 노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호주의는 위기에 대한 해법이 아니다. 환대서양 FTA는 다자주의와 개방성을 선호한다.



 서구의 상대적인 쇠퇴가 예상되면서 미국과 EU는 서로 보다 더 연합하고 보다 협력을 강화하면서 더욱 더 번성해야 한다. 오늘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환대서양 FTA협정이다.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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