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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공약 실행 나선 아베 ‘전문가 회의’로 우회 꼼수

중앙일보 2013.01.07 00:01 종합 20면 지면보기
새해를 맞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우익정책 드라이브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다. 역사인식과 안전보장,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실행계획이 착착 수립되고 있다.


자위권 행사 등 조언할 조직 윤곽
자학사관 탈피 교육기구도 신설
미 “고노담화 수정 땐 대응 불가피”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판 국가안보회의(NSC) 설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새로운 아베 담화 발표에 대한 각각의 전문가 회의가 꾸려질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외교안보정책을 총리관저가 직접 맡기 위한 NSC 창설, 미국이 공격당하면 일본이 공격당한 것으로 보고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역사의 과오를 인정한 과거 일본 정부 담화를 새로운 담화로 대처하는 일을 아베는 ‘외교안보 3대 과제’로 꼽고 있다. 이들 과제와 관련, 극우적 ‘아베 색깔’이 화끈하게 드러나도록 아베에게 정책 방향을 조언할 조직이 곧 꾸려진다는 의미다.





 ‘전문가 회의’라는 우회로를 택한 건 다분히 전략적이다. 아베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회생을 향해 로켓처럼 출발을 끊겠다”고 말했다. 올여름 참의원 선거 때까진 경제 살리기에 전력투구하고, 참의원까지 싹쓸이한 뒤 우익공약 실현을 본격화하겠다는 게 그의 시나리오다.



 마이니치는 “경제를 최우선시하고 아베의 보수색 짙은 정책에 반대하는 (연립여당)공명당도 일부 배려하면서, ‘전문가 회의’를 통해 땅을 고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아베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양적·질적으로 강한 자위대’는 예산과 입법을 통해 이미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방위청은 지난 10년간 계속 줄어온 방위비 예산을 2013년도엔 11년 만에 2%(1000억 엔)가량 증액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특별법에 의해서만 가능했던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상시화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



 자학사관 탈피와 애국교육 강화 등 ‘아베식 교육 재생’에도 시동이 걸린다. 아베와 관계 각료,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총리 직속 ‘교육재생실행본부(가칭)’가 이르면 이달 중순 설치된다. 지지(時事)통신은 “역사 서술에 있어 이웃 나라들을 배려하도록 한 ‘근린제국조항’의 수정 등 교과서 검정제도의 근본적 개혁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역사인식 수정에 신중 요구=이처럼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데 몰두해 있는 아베 정권을 향해 미국 정부가 우려를 전달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종군 위안부의 강제 연행을 사실상 인정한 고노 담화 등 과거 역사인식을 수정하는 문제에 신중할 것을 미국이 일본에 요구했다”며 “미국의 우려가 지난해 말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특히 고노 담화가 수정되면 미 정부로선 뭔가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항의성명을 발표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은 과거사 문제로 한국·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될 경우 오바마 정권이 중시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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