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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총알 떨어진 미위팅, 190에서 항복

중앙일보 2013.01.07 00:00 종합 27면 지면보기
제14보(173~190)=패는 대개 불리한 쪽이 꺼내 드는 비장의 무기지요. 지금의 패도 백이 먼저 걸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흑이 자초한 것 아닙니까. 미위팅 3단도 이런 꽃놀이패는 그냥 시간낭비일 뿐이며 고통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위팅은 이제 나이가 겨우 16세입니다. 바둑을 지면 걷잡을 수 없이 눈물부터 쏟아지는 나이지요. 패배를 흔쾌히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린 나이지요. 이창호 9단도 어렸을 때는 눈물을 꾹 참다가 아무도 안 보는 골목길에서 울었다고 합니다. 격정적인 조치훈 9단은 사람이 많은 만찬장에서 “내 바둑은 끝났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지요. 프로들은 패배를 쉽게 받아들일 것 같지만 그런 기사는 대성하지 못합니다.


<본선 16강전> ○·최철한 9단 ●·미위팅 3단

 173과 176으로 패를 쓰고 있지만 미위팅의 ‘총알’은 점차 떨어져 갑니다. 팻감은 곧 전쟁터의 총알이나 마찬가지지요. 최철한 9단이 182에 패를 썼을 때 미위팅은 183으로 한 점을 와락 잡아버립니다. 집에 대한 절박감이기도 하고 차라리 목을 쳐 달라는 마지막 저항 같기도 합니다.



 정수라면 ‘참고도’ 흑1로 두는 것이지요. 다음 흑3 같은 자해적인 패로 연명을 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3 같은 팻감은 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옥쇄를 선택한 겁니다. 190에서 기어이 돌을 거뒀습니다. 이 귀는 팻감이 무한대여서 더 이상 싸울 수 없습니다. 미위팅은 판팅위, 당이페이, 양딩신 등과 함께 중국의 강력한 신세대 그룹에 속합니다. 오늘은 졌지만 아마도 다음엔 더욱 강해져 나타날 게 분명합니다(178·181·184·189=패 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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