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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타 자살, 생명 경시이자 대중에 대한 범죄

중앙일보 2013.01.07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한 명의 스타가 또 자살했다. 야구 선수이자 고(故) 최진실씨의 전 남편인 조성민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며칠 전에는 인기드라마 ‘아이리스’의 제작자 조현길씨가, 지난해에도 패션 크리에이터 우종완씨, 신인 탤런트 정아율씨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스타 자살을 온정적인 시선으로만 보고 넘기기에는 그 사회적 악영향이 너무 크다.



 모든 자살은 전염성이 있다. 특히 스타의 섣부른 행동은 모방 자살을 부를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로 2008년 최진실씨가 자살한 직후 전국적으로 자살률 통계치가 유의미하게 올라갔다. 감성이 예민한 청소년이나 평소 우울증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스타가 뿌린 ‘자살 바이러스’는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스타 자살은 개인 선택의 자유가 아니라 사회적 범죄로 봐야 한다.



 알다시피 우리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시간당 두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 웬만한 선진국의 두 배다. 특히 젊은층 사망 원인은 교통사고와 함께 자살이 1, 2 위를 다툰다. 생명경시 풍조가 한국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어야 할 연예인·스포츠 스타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행렬에 앞장서는 행위는 무엇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



 관련 부처·단체는 스타들을 대상으로 자살 방지 캠페인과 예방교육이라도 해야 한다. 자살의 주원인인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해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는 체계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 스스로가 자살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인기를 누릴 권리가 있지만 이에 부응한 책임도 져야 함을 마음 깊숙이 새겨야 한다.



 언론의 자살 보도도 문제다. 추측·과잉 경쟁은 물론이고 빈소를 찾은 인기인들의 울부짖는 장면을 부각시킨다. 이런 보도 태도는 자살의 범죄적 측면을 축소하거나 동정적인 시각으로 미화한다. 미디어 수용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부정적·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연예계·체육계 인사들도 언론에 노출됐을 때 “안타깝다” 이전에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단호히 말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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