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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한중FTA와 이중 잣대

중앙일보 2013.01.02 18:07
얼마전에 중국에 갔을 때에 만난 중국인들은 한국의 대선 결과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치 한국의 새로운 정부가 중국으로서는 신뢰하고 있는 상대이므로, 양국의 새로운 정부가 앞으로 있을 여러 가지 난제를 손쉽게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 같았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문제로서 현안인 한중FTA를 무난히 매듭지을 것으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필자로서는 한중FTA를 보는 중국인의 시각이 너무 쉬운 것이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중국의 언론들은 맥도날드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맛이 모든 것이 아니다. 책임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내용을 읽어보면, 맥도날드가 재료로 구입하는 닭을 본사인 미국의 식품위생 기준에 따라서 구매 검사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미국과 마찬가지의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맥도날드에서는 자신들은 중국의 식품위생법의 규정에 따라 구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서, 긴 논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언론의 논리는 중국에서 미국의 식품회사가 진출하도록 허가한 것은 비싸더라도 품질 기준이 높은 식품을 보급하려는 것인데, 그에 걸맞는 책임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가격의 문제도 있을 뿐 아니라, 그 재료인 닭을 보급하고 있는 업자는 모두 중국인이라는 점이다. 중국인 업자들이 닭을 촉성 사육시켰던지, 정상적으로 사육했던지를 중국의 행정기관에서 직접 조사하기 보다는 이렇게 외국업자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타이어의 중국공장에서 중국의 제조 규정에서 양해하는 범위내에서 재생타이어를 섞어서 생산하였다. 중국의 공장 내부에서 불만이 있는 직공들이 중국법에 따라서 만든 금호타이어의 배합 규정이 한국본사의 규정과 다르다고, 이점을 외부에 공개하여서 중국 금호타이어에서는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점에서 중국산 금호타이어와 한국산 금호타이어가 품질 규정이 다르다는 점이 앞으로 있을 한중FTA 체결 이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상표는 같은데, 생산지에 따라서 품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산 금호타이어를 수입하여 한국에서 판매할 경우에 한국 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등급이 다르게 될 것이고, 이점을 중국정부가 항의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는 금호타이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제조한 한국 상표를 달고 있는 모든 품종에 적용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뉴질랜드에서 수입해 온 우유가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중국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루면서 뉴질랜드에 강력히 항의하였다. 이 건이 너무 심각하게 번지게 되자, 뉴질랜드 정부에서 몹시 당황하여 진상을 조사하니, 중국인 업자가 뉴질랜드에 투자하여 생산한 우유를 중국으로 수입하는 점을 밝혀내었다. 그렇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뉴질랜드의 우유를 신뢰할 수 없게 되었으나, 이를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대대적으로 보도하던 중국의 언론에서는 그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이 이에 대해서 침묵해버렸다. 한중FTA가 발효되면 많은 중국인 업자들이 한국에서 신선한 식품을 생산하여 중국으로 가져가게 된다. 그런데, 그들 중국인 업자들이 비록 한국에서 생산하였다고는 하지만, 기업인 정신으로서는 중국에서의 관념을 가지고 있기에 제품의 품질을 보증할 수는 없을 경우가 있다. 한국산이라고 믿은 중국인 소비자들로서는 한국 식품을 믿을 수 없다고 느끼게 되고, 중국 언론에서 한참이나 떠들고 나서, 뒤처리를 하더라도 더 이상 되돌릴 수 없게 된다.



2000년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한 마늘에서 문제가 있어서 세관에서 통관을 유보시켰더니, 이 사안 자체에서는 중국 정부에서 항의할 수 있는 논거가 없었던지, 이 문제를 기화로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을 수입하지 못 하도록 조치를 내려서 보복하였다. 요즈음 남경에서는 휴렛팩커드 프린터에 문제가 생긴다고 젊은 소비자들이 길거리에서 농성하면서 집단 항의를 하여서, 해당 회사에서는 좀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은 손들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리하여, AS기간도 1년더 연장해 주기로 타협을 보았는데, 여기에도 중국 국내기업의 제품에 대한 대응과는 다른 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번에 중국에 갔을 때에, 중국인과 대화를 하였다. 그는 앞으로의 한중관계를 너무 낙관적으로 이야기하기에, 필자는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부분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점도 산재한다면서, 그러한 사례로서 중국인 어민들이 너무 심한 범법 행위를 하여서 한국인들은 몹시 난처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중국어민들이 한국의 어민들이 설치해 놓은 어망을 모두다 잘라버리고 도망을 가곤 하여서, 한국의 어민들은 몹시 곤란을 느낀다고 설명하고, 중국인 어민들이 난폭하게 해경에 달려들기 때문에 한국 어민들은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는 중국인 어민이 한국 해경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지금 재판을 받는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중국정부에서 이야기하는 바대로 그 지역이 정말로 한국관할 구역을 침범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둥, 여러 가지로 이야기하더니, 해당 중국인 어민에게 무기 징역으로 판결하는 것은 엄중한 편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래서, 필자가 “가령 이 안건이 거꾸로, 한국인 어민이 중국 근해에 가서, 중국의 해경에 달려들어 칼로 살해를 하였다면 중국에서는 어떻게 처벌하느냐”고 질문하면서, 중국의 관례로 보자면 6개월 이내에 판결뿐 아니라, 총살형 집행까지 끝나게 될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건에 대해서, 지금 한국의 고등법원에서는 무기징역으로 판결되어 대법원에 상소중인데, 중국정부는 처벌이 지나치게 엄중하다고 항의를 하는 것은 너무나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냐고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는 좀 머뭇거리더니, 중국인 어민들이 덤벼들면 그렇게 수습하여 체포해가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한국의 해경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감탄하였다.



이어서 그는, 지금 중국과 한국의 전반적인 관계에서 보자면, 어민 문제는 매우 작은 일이며, 중국은 한국과의 더 큰일을 위해서 중국인 어민 문제와 관련된 일은 한국이 원하는대로 무엇이던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였다. 중국인 어민들이 한국 근해에서 조업하지 않도록 하는 대신에 그들 중국인 어민에게는 중국 정부에서 보상을 해주면 될 것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중국에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을 만났더니, 그분은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하였다. 즉, 일반적으로 보면, 중국과의 관계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는 중국 쪽에서 요청을 해 오는 처지이지만, 문서에 도장을 찍은 다음에는 그 문서가 이 쪽을 제약하기는 하지만, 그 문건이 중국측을 제약할 수는 없다면서, “마늘 수입 유보” 때에 중국의 보복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분은 한중FTA를 추진하여야 하면서도, 그 결과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중국의 사법 결론이 한국의 사법판결과 전혀 다를 수가 있다는 점을 필자에게 일깨워 주었다. 한중FTA는 상대가 중국이기에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안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염두에 두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점을 잘 인식해야할 것이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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