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점 최종 가격 표시제 ‘지지부진’

중앙일보 2013.01.02 00:50 종합 20면 지면보기
“스테이크 가격을 100g 단위로 표시하면 손님들이 가격이 비싸다 여길 것 같아 걱정돼요.”


시행 첫 날 “비싸게 생각할까 걱정”
150㎡ 이상 업소는 밖에도 붙여야

 “장사도 안 되는데 메뉴판을 바꾸려니 이 비용도 만만치 않게 부담이 되네요.”



 서울시 식품안전과에는 최근 이런 내용의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온다. 1일 시행에 들어간 ‘최종 지불가격 표시제’와 ‘식육 100g당 기준 가격 표시’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메뉴판 내용을 바꾸는 것 때문에 부담을 갖는 업체 주인이 많다”며 “실제 어떻게 시행하는지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7일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라 1일부터 모든 음식점은 메뉴판에 부가가치세와 봉사료 등을 모두 합한 최종 가격을 적어야 한다. 이제까지 이 두 항목은 음식 값과 별도로 표기할 수 있었다. 고기를 파는 음식점이라면 1인분 가격 외에 100g당 가격이 얼마인지도 밝혀야 한다. 또 신고 면적이 150㎡(약 45평) 이상인 음식점에서는 주요 메뉴와 가격을 밖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행규칙은 바뀌었지만 서울시 음식업체 중 일부는 “좀 더 기다려보자”며 버티고 있다. 권순옥 서울시 외식업위생관리팀장은 “4월까지 계도 기간을 갖기로 해서 그런지 메뉴판을 교체한 곳이 별로 없다”며 “다른 업체의 교체 추이를 보자는 심리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상암동에 사는 주부 전모(47)씨는 “100g당 가격을 알면 가격 비교도 쉽고 알맞은 양을 소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은경(28·연희동)씨는 “조그맣게 별도로 써 있는 부가세 항목 탓에 계산할 때 생각보다 많은 액수가 나와 당황한 적이 많았다”며 “진작 시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불합리한 점이 다소 있었던 가격표시 기준을 개선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업소 간 건전한 가격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며 “적극적 홍보로 제도 정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강나현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