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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박찬욱·김지운, 올해 키워드는 ‘글로벌’

중앙일보 2013.01.02 00:42 종합 26면 지면보기
2013년 충무로의 키워드는 할리우드다.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에는 니콜 키드먼(왼쪽) 등 스타들이 출연했다. [사진 20세기폭스 코리아]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 [사진 20세기폭스 코리아]
봉준호(44), 박찬욱(50), 김지운(49).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3인방’이 올해 충무로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 무대로 출사표를 던진다.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 1억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충무로의 영역이 지구촌 전반으로 확대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관객 1억 명 돌파 한국영화 할리우드·중국으로 간다



구체적으로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라는 글로벌 프로젝트 대작을, 박찬욱 감독과 김지운 감독은 각각 ‘스토커’와 ‘라스트 스탠드’라는 할리우드 영화를 내놓는다.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영화의 자신감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의 김용화(42) 감독은 ‘미스터 고’라는 3D영화로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을 노린다. 또 미국 메이저 영화사인 20세기 폭스사는 100% 투자한 첫 번째 한국영화 ‘런닝맨’을 국내 관객에 선보인다. 새해 충무로의 키워드는 가히 ‘글로벌’이라 할 만하다.



 ◆대표감독 3인방의 동반 출격=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를 맞은 2031년을 배경으로 한 SF영화다. 생존자들이 올라탄 1001량의 설국열차는 아무 것도 살 수 없는 지구 위를 노아의 방주처럼 끝없이 달린다.





 이 영화는 한국 주도로 미국·일본·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4000만 달러(430억원) 규모의 다국적 프로젝트다. 크리스 에반스·에드 해리스·존 허트·틸다 스윈튼에 송강호와 고아성까지, 출연진도 다국적이다. 동명의 프랑스 만화를 봉 감독이 1년간 가다듬어 시나리오로 각색했다. 부자와 가난한 자로 나뉜 기차 안, 기차 맨 앞에 있는 미스터리한 엔진 등의 뼈대만 남겨놓고, 사건과 스토리를 모두 바꿨다.



 봉 감독은 “지금 세상의 축소판인 설국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랑, 협력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체코에서 촬영한 영화는 올 여름 국내와 미국, 유럽에서 동시 개봉한다.



 이달 말 개봉하는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는 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처럼 황량한 벌판에서 벌어지는 광란의 질주가 극을 지배한다. 시속 450㎞의 수퍼카를 몰고 멕시코 국경을 향하는 탈주 마약왕을, 한가한 마을의 느려터진 보안관들이 막아 선다는 줄거리다.



 김 감독은 “‘하이테크’ 악당과 ‘로테크’ 보안관의 대결, 속도감의 확연한 대비가 영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로 복귀한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늙은 보안관 역을 맡았다.



 2월 말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배우 웬트워스 밀러가 각본을 쓴 스릴러물이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사춘기 소녀(미아 와시코스카) 앞에 삼촌(매튜 굿)이 나타나면서, 어머니(니콜 키드먼)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박 감독은 “사이가 좋지 않는 모녀 사이에 끼어든 수상한 삼촌, 이들의 삼각관계가 음산한 긴장감을 빚어낸다”고 말했다.



 ◆국경 없는 영화시장=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영화 전체를 3D로 찍었다. 주인공 고릴라는 모션 캡처(배우의 신체에 센서를 부착해 이를 영상으로 재현하는 기술)와 컴퓨터그래픽으로 탄생했다. 허영만의 인기만화 『제 7구단』이 원작이다.



 중국 서커스단 소녀 웨이웨이(서교)와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이 한국 프로야구팀에 입단해 슈퍼스타가 된다는 스토리다. 230억원의 제작비 중 25%를 중국 메이저영화사인 화이브라더스가 투자, 7월 국내는 물론 중국·홍콩·대만에서 동시 개봉한다.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든 한국영화도 개봉한다. 신하균 주연의 ‘런닝맨’(조동오 감독·4월초 개봉)이다. 20세기 폭스사가 제작비 100% 를 투자했다. 그간 할리우드 메이저가 한국영화 제작에 부분적으로 참여했지만 전액 투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충무로의 콘텐트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낮에는 카센터, 밤에는 콜택시 운전을 하는 가장이 우연히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도망자가 되는 얘기다.



 20세기 폭스 코리아의 오상호 대표는 “한국적 정서와 독특한 액션신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판단, 한국영화 첫 투자작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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