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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철한의 심모원려(深謀遠慮)

중앙일보 2013.01.02 00:28 종합 30면 지면보기
제12보(140~155)=흑▲의 단수가 너무 통렬합니다. 이을 수도 없고 어디를 두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구경꾼의 눈엔 공격하던 백이 오히려 카운터펀치를 맞고 휘청거리는 것 같습니다. ‘참고도1’ 백1로 빵 따내는 건 흑2로 끊겨 백이 몰사당하고 맙니다.


[본선 16강전]
○·최철한 9단 ●·미위팅 3단

 최철한 9단은 140의 패로 받았습니다. 흑이 먼저 141로 빵 따내자 백은 다시 한번 휘청합니다. 처음 공격할 때는 사방의 원군을 배경으로 단숨에 흑을 뭉갤 것 같았지만 지금은 다시 5대5 싸움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둑의 수란 참 오묘하지 않습니까. 미위팅 3단, 기어코 수를 냈군요.



 한데 이게 웬일입니까. 최철한 9단의 얼굴이 태평합니다. 천지대패인 것 같은데 145의 팻감을 숨도 안 쉬고 받아버립니다. 148로 잡는 수도 노타임입니다. 사실은 이때가 미묘합니다. 흑이 불청하면 어찌 될까요. ‘참고도 2’ 흑1로 빵 따내면 백은 2로 뚫게 되는데 이때의 계가가 어찌 되는 걸까요. A로 살아가는 수도 커서 흑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미위팅 3단은 그러나 허리를 깊숙이 숙인 채 판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더니 151로 받고 맙니다. 꽤 미세하지만 진다고 본 겁니다. 소년 기사들은 계산이 무섭게 정확하지요.



 여기서 최철한 9단의 전략이 환히 드러났습니다. 바로 153 때 불청하고 154 따낸다는 것이지요. 대마가 흑을 잡으며 살아갔지만 좌중앙의 흑도 모두 잡혔습니다. 최철한은 140으로 둘 때부터 이 바꿔치기를 보고 있었던 겁니다(144·147·152=패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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