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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생각을 바꾸면 상자 속 초콜릿이 다 맛있어진다

중앙일보 2013.01.02 00:13 종합 35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강일구]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흑룡의 해’ 임진년(壬辰年)이 가고, ‘뱀의 해’ 계사년(癸巳年)이 왔다. 어찌 보면 무사히 한 해의 출발점에 다시 섰다는 사실 자체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천둥 치고, 태풍이 불고, 길이 막히기도 했지만 그래도 낙오하지 않고 다들 여기까지 왔다는 게 대견스럽다. “그래, 지난 한 해 수고 많았어. 참 장하다.” 서로 이렇게 말하며 등이라도 토닥여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새해 첫날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일 거라 믿으며 어제 아침 눈 덮인 거리로 나갔다. 조심조심 눈길을 걸으며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2013년 한 해의 다리는 또 어떻게 건너야 할지 생각했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일도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니라는 느낌과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세상사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다. 작은 욕심에 휘둘려 노심초사하고, 아등바등하는 것이야말로 우신(愚神)이 바라는 바 아닐까. 무슨 일이 닥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웃으며 사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지인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그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어렸을 적 먹었던 초콜릿 상자를 떠올린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초콜릿이 들어 있는 예쁜 상자 말이다. 상자를 열고 초콜릿을 먹기 시작할 때 어떤 아이는 제일 맛 없어 보이는 것부터 먹고, 어떤 아이는 제일 맛있어 보이는 것부터 먹는데 자신은 후자 쪽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똑같은 초콜릿인데도 자신에게는 다 맛있는 초콜릿이 됐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전부 다 맛없는 초콜릿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같은 문제도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깨달음이 자신이 웃음을 잃지 않고 사는 비결이란 얘기다.



 인생은 항상 밝고 즐거운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고 환상이다. 아수라장 같은 세상을 국가가 바꿀 수도 없다. 51%의 환호와 48%의 좌절 속에 그냥 굴러갈 뿐이다. 각자 본인의 책임 아래 마주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고, 세상이다. 당연히 상처가 없을 수 없다. 남이 해주는 몇 마디 위로의 말로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힐링은 남이 해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낫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에 기대어 시간과 함께 아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힐링의 본질은 셀프힐링이다.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구는 걷고, 누구는 산을 찾고, 누구는 수다를 떨고, 누구는 폭식이나 폭음을 하고, 누구는 책에 파묻히고…다 제각각일 것이다.



 올 한 해도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젊음의 상처도 있고, 중년과 노년의 상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남에게 기대지 말고, 스스로 힐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긍정적 사고 속에 웃음과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을 때 타인에게 받는 뜻밖의 친절이나 작은 배려에서 진정한 감사를 느낄 것이다.



글=배명복 기자

사진=강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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