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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천안판 도가니’ 사건 조작 의혹

중앙일보 2012.12.28 04:00 2면 지면보기



“장애인단체 대표, 피해 학생에 거짓 진술 지시” 새 주장

‘천안판 도가니’ 사건이 조작됐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도가니냐 아니냐’는 진실 공방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천안에서 발생한 ‘천안판 도가니’ 사건은 광주 인화학교 장애 학생 성폭행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위력에 힘입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20일 한 언론사가 천안 인애학교에 재학중인 장애학생이 교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당시 충남지방경찰청과 인애학교는 이 학교 학생 B양(지적장애 1급)이 ‘교사에게 2년간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신고를 한 시민단체가 경찰에 조사를 의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천안판 도가니’ 사건으로 천안인애학교 A교사가 20년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사건이 조작됐다는 의견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영회 기자]
  또 이 같은 진술은 광주에서 발생한 ‘도가니 사건’을 계기로 지역 내 특수학교에 대한 피해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해당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다 확보됐다고 알려졌다. 이후 경찰과 성폭행 조사를 담당하는 원스톱지원센터에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고 원스톱지원센터는 B양을 상대로 한 피해조사에서 B양이 “실습담당 교사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죽인다고 협박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그동안 숨겨 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언론의 관심이 증폭됐고 피해 학생은 어느새 6명으로 늘어나 지역 사회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충격적인 사건이 됐다. 결국 장애 여학생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인애학교 특수교사 A씨는 검찰 구형보다 2년이 높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는 26일 천안 인애학교 학생 6명을 성폭행·성추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형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 10년,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재판과정에서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5000여 명의 탄원과 국민적 열망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원린수형사문제연구소에서 전국을 뜨겁게 달군 ‘천안판 도가니’ 사건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A씨 가족이 ‘천안판 도가니’ 사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해와 60여 일 동안 재조사를 했다는 원린수 소장은 사건이 조작됐다는 증거를 수집했으며 사건의 시발점이 된 장애인단체 대표가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작한 범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린수형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도가니 사건이 발생하기 전 이미 장애인단체 C 대표의 비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고 사건의 중심에 있던 C 대표가 자신의 비리를 숨기기 위해 ‘천안판 도가니’ 사건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특히 C 대표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B양과 일주일간 합숙까지 하면서 피해 진술을 하도록 지시했으며 이 같은 내용의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충남지방경찰청이 지난해 11월 2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1차 산부인과 진료, 2차 원스톱센터를 통한 산부인과 진료 결과 성폭행 피해사실 및 성병 감염여부를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당시 사회분위기에 편승해 A씨를 성폭행범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A씨와 함께 근무했던 교사들의 진술 내용과 C 대표가 피해자 부모들을 여론몰이 대상으로 만든 증거도 모두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원씨는 “국과수의 증거나 성폭행 및 성추행 사건을 입증할만한 흔적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A씨를 범인으로 몰아갔다”며 “결론적으로 말해 60여 일 동안 이번 사건을 재조사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은 성폭행이나 성추행 사실은 물론, 목적 자체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 씨는 이어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경우 경찰, 검찰, 법원 모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150건의 사실을 조사해 녹취 140건과 사진 341건을 증거로 수집한 만큼 항소심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글=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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