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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길 잃고 헤맬까 등불처럼 해가 떠오릅니다

중앙일보 2012.12.28 02:50 Week& 1면 지면보기
경북 포항 호미곶등대 뒤로 아침해가 밝아온다. 호미곶 새해 첫 해는 오전 7시 32분 28초 상생의 손 오른편에서 떠오른다



[커버스토리] 한 해의 끝, 또 한 해의 시작 … 겨울바다 등대여행

바다는 변덕이 심하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날씨가 바뀐다. 밤이 되면 어부는 더 조급해진다. 깜깜한 바다에서 거센 파도가 뛰쳐나와 삽시간에 배를 덮친다. 미쳐 날뛰는 바다에서 의지할 건 애오라지 등대뿐이다.



멀리서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어도 어부는 등대 불 하나에 희망을 건다. 저기, 저 불빛 속에 따뜻한 집이 있다. 사랑하는 내 가족이 있다. 어부는 아득한 등대 불에 의지해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다잡는다.



바다만 거칠고 험할까. 우리네 사는 모양도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언제 어디서 모진 폭풍이 몰아쳐 우리를 흔들지 모른다. 수시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에게도 길을 비추는 등대가, 등대와 같은 존재가 간절하다.



헌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느라 분주한 요즘, week&은 등대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 부산 기장에서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을 거쳐 강원도 동해 묵호항까지 동해안을 거슬러 오르며 등대를 찾아다녔다.



등대가 있는 곳은 하나같이 불끈거리는 붉은 해가 훤히 보이는 해맞이 명당이었다. 바닷바람 온몸으로 버텨내며 등대는 해안 절벽 끄트머리에 서 있었다. 길 잃은 배에 한 발짝이라도 다가가



길을 알려주려는 마음이 읽혔다. 대견하고 고마웠다.



글=나원정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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