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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스님’이 직접 돌 나르며 가꾼 절 … 외국인도 소문 듣고 템플스테이 몰려

중앙일보 2012.12.28 02:50 Week& 4면 지면보기
해남 달마산 미황사(mihwangsa.com)는 한반도 최남단에 있다. 땅끝마을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달마산 남쪽 기슭에 미황사가 들어앉아 있다. 한반도 남쪽 끝에 있지만, 미황사의 한 해 방문객은 10만 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템플스테이 참가 인원도 4000명이 넘는다. 이 중에서 외국인이 200명이다. 해남에서 외국인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미황사다. 미황사 주변의 주민들은 “말도 안 통하는 노란 머리 외국인이 어떻게든 미황사를 찾아간다”며 신기해한다.


해남 달마산 미황사는 …

 미황사는 조계종 제22교구 본사 대흥사(大興寺)의 말사로 창건 이야기가 기록으로 전해지는 몇 안 되는 절 중 하나다. 미황사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사적비에 관련 기록이 새겨 있다. 사적비 옆으로 부도전이 있는데 탑에 새겨진 문양이 매우 독특하다. 문어·게·거북이 등 다양한 바다 생물이 천연덕스럽게 붙어 있다. 절 주변에 바다가 있어 석공이 이런 문양을 새긴 게 아니냐는 설이 유력하다.



 미황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3~4시간 오르면 도솔암이 나온다. 정유재란 때 망가졌던 것을 2002년 다시 지은 것이지만, 제멋대로 솟은 바위 틈에 있어 넘어가는 해를 보기에 적격이다.



 749년(신라 경덕왕 8년) 의조화상(義照和尙)이 창건한 미황사는 1000년이 넘도록 명맥을 유지하다 1887년 이후 쇠퇴의 길을 걸었다. 폐허와 같았던 미황사를 전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템플스테이 사찰로 만든 주인공이 현재 주지를 맡고 있는 금강 스님이다. 금강 스님이 처음 미황사에 들어왔던 1989년, 미황사에는 대웅전과 응진전만 있었다. 절간에 응당 있어야 할 천왕문이며 일주문도 없었다. 그때부터 금강 스님은 지게를 지고 돌을 나르며 절을 가꿨다. 그때부터 동네 주민들은 금강 스님을 “지게 스님”이라고 불렀다. 금강 스님은 2000년 미황사 주지를 맡은 뒤 지금까지 주지로 일하고 있다.



 미황사 템플스테이는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금강 스님의 뜻이 반영된 프로그램이 많다. 최대 7일 동안 미황사에 머물 수 있는 ‘고요한 소리’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다. 1박 어른 5만원, 청소년 3만원. 아이들이 대상인 ‘한문학당’과 7박8일 일정의 참선 수행 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도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보물 1342호 괘불탱화를 공개하는 ‘괘불재’를 지낸다. 돈·쌀·재능 등 어떤 것도 보시할 수 있는 ‘만물 공양’이 특징이다. 괘불재 행사의 하나로 일반인이 무대를 꾸미는 산사 음악회도 열린다.



홍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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