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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중시한다는 '애국심' 기준, 윤창중에 물으니

중앙일보 2012.12.28 01:09 종합 4면 지면보기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이 27일 인수위원장 등의 명단이 들어 있는 봉투를 뜯고 있다. [김형수 기자]
27일 오후 2시 새누리당 당사 기자실에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 수석대변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의 손엔 스카치테이프로 밀봉된 노란색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는 단상에 올라가 봉투를 개봉한 뒤 인선 내용이 담긴 발표문 3장을 꺼냈다. 이 발표문엔 명단과 인선 배경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발표 뒤 윤 수석대변인은 “박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발표문을 건네받은 뒤 내가 봉투에 넣어 테이프로 밀봉했다”며 “나도 봉투를 열기 전까지 내용을 몰랐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깜짝인사 … 윤창중도 봉투 열기 전 내용 몰라
철통보안 … 여전한 박근혜 스타일
윤씨 “발표문 받자마자 내가 밀봉”
인선 배경 기자들 질문에 답 막혀
실무형 선호 … 애국·청렴도 강조

 그도 발표문 외에 별도로 인선 배경을 들은 게 없어 기자들이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답변하는 데 애를 먹었다. 청와대나 정부의 주요 인선을 발표할 때 고위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 인선 내용을 알고 있는 게 그간의 관례였다. 취재기자들에게도 발표 직전 귀띔을 해주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윤 수석대변인이 발표할 때까지 취재진은 물론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들도 인선 내용을 까맣게 몰랐다. 최근 박 당선인은 주변에 “발표 전까지 인선이 언론에 미리 새나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결국 그 말대로 된 셈이다.



 이는 박 당선인이 인선 때 주변과 상의 없이 주로 혼자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내에선 이날 ‘노란 봉투’건에 대해 “보안도 좋지만 윤 수석대변인이 자기가 직접 밀봉해 와서 다시 개봉한 것은 쇼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 당선인이 자기 색채가 뚜렷한 ‘정무형’ 인사보다는 무색무취한 ‘실무형’을 선호한다는 게 이번에도 확인됐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지난 10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지만 그동안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아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진영 부위원장이나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도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정책 실무에 강점이 있지만 뚜렷한 정치적 컬러는 없다. 최경환·유정복·이주영·이학재 의원, 권영세 전 의원 등 박 당선인 주변의 측근들도 대개 그런 편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결국 인수위에서 박 당선인의 친정 체제가 강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당선인은 중책을 맡길 때 남들의 추천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믿고 써본 사람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 이날 발표된 인사들은 대부분 선대위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박 당선인이 능력을 파악할 기회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유 실장도 과거 상임위 활동을 함께하면서 박 당선인이 눈여겨봐 둔 케이스다. 당선인의 한 측근은 “박 당선인의 인맥은 밖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넓다. 언론에선 ‘깜짝 영입’이라고 평가해도 사실은 박 당선인이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문에서 인선 기준의 하나로 애국심과 청렴성을 제시한 것도 ‘박근혜 스타일’이다. “애국심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윤 수석대변인은 “애국심은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사랑을 애국심이라고 하지 않나. 평가 기준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애국심’과 ‘청렴성’ 강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당선인이 인사를 한꺼번에 발표하지 않고 조금씩 끊어서 하는 것도 이어지는 패턴이다. 7월 경선 캠프 발표 때나 10월 선대위 구성 때도 ‘찔끔 인사’란 말을 들었다.



김정하·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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