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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안 한 대통령과 집권당 당선인, 25년 만의 회동

중앙일보 2012.12.28 01:05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만난다.


MB·박근혜, 오늘 청와대서 만나
1987년 전두환·노태우 이후 처음
당선 9일 만에 배석자 없이 대좌

 박선규 인수위 대변인은 27일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현재 경제 상황을 포함해 통일외교안보·복지 등 국정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앞으로 꾸려질 새로운 정부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국정이 성공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말이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번 회동은) 25년 만에 탈당하지 않은 대통령과 새 대통령이 만나는 역사적 장면”이란 말도 했다. 실제 이번처럼 대통령이 당적(黨籍)을 가진 상태에서 당선인과 만나는 건 25년 전 전두환 대통령과 노태우 당선인 때가 마지막이었다. 1988년 이후 5년 단임 대통령들은 모두 임기 말에 탈당해 당선인과 만날 때엔 무소속 신분이었다. 집권당 대통령 후보들이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인위적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박 당선인은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진 않았다. 과거 집권당 후보들과 다른 선택을 한 거다. 박 대변인은 “다행히 위험한 실험이 성공했다”며 “이게 정치 발전이고 국민이 기대하는 새 정치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선거 후 9일 만이다. 역대 회동에 비하면 이른 편은 아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때와 같다. 28일 있을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 간 회동은 배석자 없이 두 사람만 만난다. 솔직하면서도 속 깊은 얘기가 오갈 것이란 게 양측의 예상이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와 북한 관련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이 공석인 검찰총장과 임기 만료가 3주 앞으로 다가온 헌법재판소장의 인선 문제를 상의할 수도 있다.



 한때 경쟁자였던 두 사람의 이번 회동은 2007년 대선 이후 열 번째다. 마지막 만남은 박 당선인이 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9월 2일에 있었다. 과거 두 사람은 만나면 ‘뒤끝’이 안 좋은 징크스가 있었다. 총선을 앞둔 2008년 1월엔 공정한 공천에 합의했다가 극심한 공천 파동을 겪었던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2010년 8월 21일 회동 이후엔 반전됐다.



 당시 박 당선인 측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했고, 그 기류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는 게 양측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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