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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발찌 채워 제2 김길태 막는다

중앙일보 2012.12.28 01:03 종합 8면 지면보기
헌법재판소가 27일 전자발찌 부착명령의 소급 적용을 합헌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전자발찌 부착은 형벌과는 다르며 범죄 예방의 공익적 목적이 크다’는 점이었다.


2년여 만에 소급적용 합헌
“권리 침해할 소지 있지만 여성·아동 보호 공익 더 커”

 사실 전자발찌법이 처음 제정·시행된 2008년 9월에는 소급 적용 조항이 없었다. 그러나 법 시행 도중에 만기 출소하는 성범죄자들이 늘어난 데다 결정적으로 2010년 2월 부산 여중생(당시 13세) 납치·성폭행·살해사건(김길태 사건)이 터지면서 소급 적용을 규정한 개정안이 마련, 시행됐다. 이 과정에서 위헌 논란이 제기됐다. 우리 헌법(13조 1항)은 소급적인 범죄 구성 요건의 제정과 형벌의 가중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만큼 법률 소급 적용 여부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9명의 헌재 재판관들은 전자발찌 부착명령 소급 적용 조항이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어긋나는지와 과잉금지의 원칙에 벗어나는지를 집중 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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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두환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의 재판관은 전자발찌 부착명령이 형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견이 같았다. “범죄행위에 대해 사후적으로 책임을 추궁하는 형벌과 구별되는 보안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전자발찌 부착이 자유를 박탈하는 구금형처럼 행동 자체를 제약하지 않는다는 것도 형벌과 다르다고 본 이유다. 이 때문에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전자발찌법의 소급 적용으로 인해 대상자들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당했다는 신청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소급 적용 대상을 검사와 법원이 엄격히 판단하도록 하면서도 부착명령의 청구 기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더 나아가 헌재는 “전자장치 부착의 근본적인 목적은 재범 방지와 사회 방위”라며 “부착자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 인격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긴 하나 공익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자발찌법 소급 시행 이후 범죄 예방 효과의 수치까지 제시했다.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률이 시행 이전의 15.1%보다 현저히 낮은 1.97%라는 점과 소급 적용 부착명령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된 이들 중 21.7%가 다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특히 여성과 아동을 보호한다는 공익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과잉금지 여부를 두고선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이강국·박한철·김이수·이진성 재판관 등 4명은 형 집행을 종료한 사람에게까지 소급 적용하는 부분은 일부 위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송두환 재판관은 법 시행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소급하는 것 전부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착용 결정이 미뤄졌던 성범죄자들이 추가로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돼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현재 1040명보다 3.5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법무부는 향후 2027~2623명이 추가로 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전국 56개 보호관찰소 업무분장 방식을 비상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강호성 법무부 보호관찰과장은 “현재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전자발찌 착용자 1400명까지만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며 “보호관찰관 인력 확충과 더불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예산 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전자발찌 소급 적용 대상은



- 2008년 9월 1일 이전 1심 판결 선고된 자



- 2010년 개정법률 시행 당시 출소 예정·임박한 자



- 2010년 개정법률 시행 당시 출소 후 3년 경과하지 않은 자



※ 소급 적용 근거 : ‘특정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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