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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기고 옐프 날고 … 글로벌이 로컬에 밀렸다

중앙일보 2012.12.28 00:57 경제 2면 지면보기
‘글로벌(페이스북)이 로컬(옐프)에 밀렸다’.


포춘 ‘올해 최고·최악 기업공개’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올해 최고와 최악의 기업공개(IPO) 사례를 분석·요약하면 이렇다.





 이용자 수가 10억 명을 웃도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최악의 IPO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혔다.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은 38달러로 결정돼 5월 18일 첫 주식 거래가 시작됐지만, 상장 직후 42달러를 넘어선 걸 빼면 내내 주가가 하락했다. 9월 초엔 17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공모가에 비해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장 90일 만에 500억 달러가 사라졌다”며 “이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날린 시가총액보다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미 주요 언론에서는 “올해 최악의 IPO일 뿐 아니라 21세기 최악의 IPO”라는 평가까지 내놨다.



 페이스북은 IPO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 특정 대형 기관투자가에만 IPO 정보를 제공했다. 애널리스트는 부풀린 실적 정보를 내놨다. 공모가는 맨 처음 예상(28~34달러)을 훌쩍 웃도는 가격으로 결정됐다. 주가수익비율(PER)이 80배가 넘는 수준이다. PER이 높을수록 주가는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국내 주식시장의 평균 PER은 10배 안팎이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16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며 시가총액 1040억 달러 기업이 탄생한다는 환호에 묻혔다. 첫날 거래가 시작되고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나서야 “주가가 고평가됐다” “28달러가 적정 주가였다” 등의 분석이 쏟아졌다.



 안에서 바가지도 샜다. 회사와 운명을 같이할 것으로 기대한 여러 창업자가 주식을 내다 팔았다. 2004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창업했을 때 50만 달러를 투자한 최초 외부 투자자인 피터 시엘 이사는 8월 2010만 주를 내다 팔아 4억 달러 넘게 챙겼다.



 반면 비슷한 SNS 기반의 기업이지만 옐프는 최고의 IPO 기업으로 선정됐다. 옐프는 맛집·세탁소·병원·호텔 등 지역의 주요 상점에 대한 리뷰(이용자 후기)를 제공하는 미국 최대 사이트다.



 옐프 역시 공모가에 거품이 낀 것은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2004년 창립 이래 연일 적자였다. 지난해엔 손실이 전년 960만 달러에서 1670만 달러로 늘었다. 그런데도 3월 초 상장 첫날엔 투자자의 기대를 업고 주가가 64%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투자자가 ‘미래 대박’ 환상에서 깨어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까지는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그러나 3분기부터 실적이 받쳐주기 시작했다. 3분기 이용자 후기는 지난해보다 49%나 늘어난 3300만 건으로 조사됐다. 10월 월평균 방문자 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8400만 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익의 원천인 ‘로컬 사업(광고를 내는 지역 상점)’도 성장했다. 이용 계정이 지난해보다 82% 급증했다. 여기에 제레미 스토펠먼 창업자이자 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 등은 상장 후 주식을 내다 팔 수 있게 됐는데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회사 내부에서 보여주면서 주가는 상승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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