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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간 총기규제 방송 … 잘나가는 미 앵커들 수난

중앙일보 2012.12.28 00:36 종합 20면 지면보기
방송 중 탄창을 들어 보이고 있는 미 NBC 방송 앵커 데이비드 그레고리. [NBC 화면 캡처]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논란으로 시끄러운 미국에서 유명 방송사 앵커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NBC 진행자, 대형탄창 소품 준비
인터뷰 중 꺼냈다 경찰 조사 받아
총기소유 막말 공격 CNN도 곤욕

 N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를 진행하고 있는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방송 중에 소지가 금지된 탄창을 들어 보이는 바람에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레고리는 23일(현지시간) 웨인 라피에르 미국총기협회(NRA) 회장과 인터뷰를 하다가 갑자기 대용량 탄창을 꺼내 들었다. 그는 “30개의 총알이 들어가는 이런 탄창을 없애고 5발이나 10발 들어가는 탄창만 허용한다면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참사 같은 비극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의 총기규제법은 대용량 탄창의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그레고리의 행동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인 셈이다. 특히 NBC는 사전에 문제의 탄창을 방송에 이용해도 되는지 관할 경찰서에 문의해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도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스전문채널인 CNN의 유명 앵커 피어스 모건도 구설에 올랐다. 모건은 총기 난사 사건 직후인 지난 19일 방송에서 총기 소유자단체 대표인 래리 프랫과 인터뷰를 했다. 당시 어린이들의 희생에 흥분한 모건은 총기 소유권을 주장하는 프랫을 “당신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멍청하다” “모든 사람이 총으로 무장하면 총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쓰레기 같은 소리”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방송 뒤 텍사스주의 한 주민은 “모건은 총기 소유를 보장하는 미국의 수정헌법 2조를 모독했다”며 영국 출신인 모건을 추방하라는 글을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 올렸다. 총기 옹호론자들이 대거 가세하며 이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6만6000명을 넘어섰다. 백악관은 2만5000명이 넘으면 해당 청원에 답변을 해야 한다. 그러자 모건은 자신의 트위터에 “총기 사망을 낮추자는 발언을 했다고 미국에서 추방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총기의 유통 과정을 추적하기 힘들게 하는 각종 규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총기 거래 내역에 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금지하는 연방법이다. NRA의 강력한 로비력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사당국은 총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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