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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디자이너, 우리가 먼저 모셔야 해 … 대기업들 구애 경쟁

중앙일보 2012.12.28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디자이너 한 명이 운영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션 대기업의 결합. 올 한 해 두드러졌던 현상이다. 때론 대기업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했고, 때론 마케팅과 판매를 맡아주는 식으로 손을 잡았다. 대기업은 소비자 선호도가 검증된 디자이너 브랜드를 끌어안음으로써 사업을 키웠고,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대기업의 마케팅과 유통 파워라는 날개를 달았다.


검증된 브랜드 끌어안고 사업 확장
디자이너는 마케팅·유통 ‘날개’
백화점도 길거리 디자이너 물색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최근 디자이너 이보현의 구두 브랜드 ‘슈콤마보니’를 인수했다. 장식이 많이 달리고 색상이 과감한 구두가 특징인 브랜드다. 프랑스 파리 프렝탕 백화점을 비롯해 일본·중국 등 19개국에 입점해 있고, 국내에선 서울 가로수길을 포함해 1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코오롱이 슈콤마보니를 인수한 것은 석정혜 디자이너의 가방 브랜드 ‘쿠론’을 인수하면서 거둔 성공이 바탕이 됐다. 쿠론은 2010년 인수 당시 17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400억원으로 2년 새 23배가 됐다. 올해 추가로 인수한 디자이너 김재현의 여성복 브랜드 ‘쟈뎅 드 슈에뜨’도 올해 하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50% 증가했다.



 패션 대기업이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한 시초는 제일모직이다. 2003년 디자이너 정구호의 여성복 ‘구호’를 인수했다. 구호는 올해 900억원대 매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해외 패션쇼나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정구호의 다른 브랜드 ‘헥사바이구호’가 선두에 서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엔 정욱준 디자이너의 남성복 브랜드 ‘준지’를 인수하고, 그를 상무로 영입했다. 정 상무는 올 한 해 국내는 물론 파리 등 해외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제일모직 라이선스 브랜드 니나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맡고 있다.



 인수하진 않고 협업을 통해 브랜드 확보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국내외 40여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디자이너 손정완은 홈쇼핑 GS샵과 손을 잡았다. 손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맡고 유통은 GS샵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새로 ‘SJ.WANI(와니)’ 브랜드를 만들었다. 올해 네 번 방송하고 한 번 평균 11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GS샵은 강동준 디자이너와 협업한 프리미엄 울 브랜드 ‘쏘울(SO,WOOL)’, 이석태 디자이너와 협업한 가죽 브랜드 ‘로보’도 내놨다.



 백화점들도 독특한 감성의 길거리 디자이너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월 오디션을 통해 ‘파츠파츠’ 등 8개 브랜드를 뽑았다. 이들은 백화점 바이어로부터 1년간 멘토링을 받은 뒤 2014년 백화점에 매장을 낸다. 롯데백화점도 올 6~7월 패션 브랜드 공모전을 통해 112개 브랜드 중 선발된 5개를 백화점과 영플라자에 입점시킨다. 지난달 ‘제1회 신진 디자이너 공모전’을 열어 50개 브랜드를 발굴한 현대백화점도 이 행사를 매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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