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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중국이 미국을 넘지 못하는 이유

중앙일보 2012.12.24 00:34 종합 33면 지면보기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 극소수 선주민을 제외한 모든 미국인은 이민자의 자손이다. 하지만 최근 미 정치는 반(反)이민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2012년 공화당 대통령 지명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는 라티노(멕시코 등 중남미계 이민자) 유권자들이 한몫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오바마와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에게 각각 3 대 1의 비율로 투표해 롬니를 거부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그랬다. 그 결과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들은 이제 반이민 정책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이민정책 개혁은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어젠다가 될 전망이다. 이는 미 국력의 쇠퇴를 막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20세기에 이르러 미 인구에서 외국 출신자 비율은 1910년 14.7%로 최고조에 올랐다. 한 세기 뒤 2010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13%가 외국 출신이었다. 이처럼 이민의 나라임에도 보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이민에 공감하기보다 회의적이 돼 가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 또는 다수 응답자가 이민 억제를 원했다. 경기 침체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민 억제를 요구한 미국인은 2008년 39%였지만 2009년엔 절반에 이르렀다.



 인구학자들은 2050년 미국에서 비히스패닉계 백인은 히스패닉계를 간신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인구에서 히스패닉계는 25%, 아프리카계는 14%, 아시아계는 7%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민이 빠르게 늘면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민은 오랫동안 미국 국력 강화에 기여해 왔다. 전 세계 83개 국가와 지역이 현재 인구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산율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21세기에 인력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임에도 미국은 인구 감소를 피하고 전 세계 인구에서 현재 비율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이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50년 동안 매년 35만 명의 외국 인력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주자에게 적대적이었던 과거사에 비춰 이는 어려운 일이다. 대조적으로 미 인구조사국은 미 인구가 앞으로 40년 동안 49%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오늘날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나라인데 앞으로 50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계 3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중국과 인도 다음). 이는 경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앞으로 거의 모든 선진국이 노령세대라는 부담을 짊어지게 되겠지만 미국은 이민 덕분에 부담이 희석될 것이다. 숙련노동자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 숫자는 특허등록 건수와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세기 초 실리콘밸리의 기술 비즈니스 운영자의 4분의 1이 중국·인도 출신 엔지니어였으며 이들은 17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05년 이민자들은 미국 기술창업의 4분의 1을 차지했는데 이는 그전 10년간의 기술창업 전체와 맞먹는다. 이민자나 그 자녀가 창업한 회사는 2010년 경제잡지 포춘선정 500대 기업의 40% 정도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를 통찰력 있게 관찰해온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중국이 21세기 주도 국가로서 미국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외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여 창의력 높고 다양한 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란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중국은 엄청난 인구 덕분에 국내에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겠지만, 리콴유의 의견으로는 이러한 중국 중심적인 문화는 미국보다 창의력이 떨어진다. 미국인이 가슴에 담아야 할 견해다. 오바마가 집권 2기에서 이민개혁법안 제정에 성공한다면 미국의 국력을 유지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다. ⓒProject Syndicate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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