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칼럼] 우리 아이, 가까운 동네 유치원에 보낼수 있게 해야

중앙일보 2012.12.21 04:20 11면
조춘자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장
요즘 젊은 학부모들은 자녀를 대학 보내기보다 유치원 보내는 것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유치원 입학이 전쟁이나 다름없다.



내년부터는 만 3~4세 유아들도 교육비를 지원받게 된다. 지난해까지 어린이집에 다니던 유아들이 교육비 지원을 받게 되면서 교육환경이 좋은 유치원을 지원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이런 시점에 교과부에서 대도시 몇몇 사립유치원에 학부모들이 밤새 기다리며 지원하거나 추천서를 받아 지원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선착순 입학과 추천전형을 금지토록 했다. 이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진 학부모들은 지난 10월부터 여기저기 전화를 하거나 교육상담을 받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신의 자녀를 원하는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동원돼 이곳 저곳 지원서를 넣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어린이 한 명이 최소한 3곳 이상 지원서를 넣게 되니 필요 이상의 거품이 생기고 있다. 공개추첨을 하기 때문에 집 앞 유치원을 두고 멀리 통학버스를 보내야 할 판이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공개추첨방식은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여러 곳을 지원했지만 한 곳도 당첨되지 않은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두 곳 이상 이상 추첨이 된 어린이도 부지기수다.



 
일러스트=정소라
도미노처럼 계속 아이들의 이동이 생기고 유치원에서는 업무 처리를 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갈 곳이 없다고 원성이 높다. 일부 유치원은 정원도 못 채우고 있지만 공교육체재가 자리잡혀 가는 마당에 교과부와 충남도교육청에서는 부모들의 요구가 크다는 것을 빌미로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국공립유치원을 확대 증설, 사립유치원의 반발까지 사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모든 유아들에게 정부에서 교육비를 지원해주고 있는 공교육체재에서 공립 사립의 의미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황금돼지해인 지난 2008년 일시적으로 출산률이 급격히 늘어 취원률도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꾸준히 출산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며 정부의 유아교육비 지원도 출산률을 높이고자 하는 정책의 일환이다.



대한민국의 유아교육 발전은 특이하게도 국가 도움없이 사립유치원이 100여 년을 담당해왔다.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국가가 교육비를 지원해야 한다면 지금처럼 부모들에게 교육비를 지급한 바우처를 갖고 부모들이 공립이든 사립이든 어린이집이든 선택할 수 있게 맡겨야 한다.



또한 유치원의 원아선발은 철저히 원장의 책임하에 맡겨져야 한다. 유치원은 학교라고는 하지만 8.9%의 유치원은 소규모로 운영된다. 원아모집은 유치원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첫 번째 단계다. 유치원교육의 절반은 학교 교육이고 나머지 절반은 가정교육의 연장이다. 집과 가까운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아이에게, 부모에게 가장 이상적이다. 부모의 손을 잡고 언제든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유치원이 있어야 한다. 아기자기한 우리동네 유치원이 앞으로도 50년, 100년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고 건재하기를 기대해본다.



조춘자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