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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무엇이 바뀌나] 정부 조직 개편

중앙일보 2012.12.21 00:52 종합 14면 지면보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셋째)과 간부들이 20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근 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세종시 입주를 마쳤다. 국토부와 농식품부는 해양수산부 부활에 따른 새 정부 조직 개편의 복판에 서 있다. [연합뉴스]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 콘텐트·네트워크·단말기기 정책을 아우를 ‘정보·미디어 전담 위원회’의 탄생. 해체된 ‘해양수산부’의 부활.

정보·미디어 사령탑 만들고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내년 2월 출범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 조직 개편’은 이 3개 부처의 신설·부활이 골자다. 박 당선인은 지난 10일 발표한 공약집에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정부 운영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라고 정부 조직 수술을 예고했다. “집권 초기의 기반 구축을 위해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당장 기업인·관료 등이 피부로 체감할 변화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이다. 과학기술에 기반한 박근혜표 ‘창조 경제’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부서인 만큼 막강한 위상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기초과학·융합과학 등의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미래 사회 변화를 예측해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교육부에 통합된 과학기술부 기능을 떼어내 확대·강화한다는 취지다. 지식경제부의 융합기술 프로젝트, 기획재정부의 장기전략 기능 등도 흡수할 전망이다.



 이와 ‘쌍두마차’를 이루는 게 ‘정보·미디어 전담 조직’ 신설이다. 박 당선인은 “세계적으로 콘텐트·네트워크·미디어가 생태계를 조성해 경쟁하는데, 우리는 관련 정책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다”며 이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를 두겠다고 공약했다. 이명박 정부는 정보통신부를 해체해 ▶통신망 네트워크는 방송통신위원회 ▶소프트웨어는 지식경제부 ▶콘텐트는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흩어놓았다. 이를 다시 단일 조직으로 묶어 정책의 ‘상승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특히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정치적 영향에 좌우되는 합의제 조직이어서 ‘사령탑 역할’이 미흡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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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폐합 대상 부처들은 좌불안석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부처 개편의 구체적 규모와 내용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후 다뤄질 것”이라며 위상 약화 등을 우려했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그동안 클라우드 서비스(데이터를 웹에 저장하는 것), 빅 데이터(대용량 자료의 집합체) 사업 등 중요한 정보기술(IT) 정책이 주무부서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돼 왔다”며 “전담 조직을 두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 정통부를 그대로 부활시켜선 안 되고, 혁신 친화적 규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수부 부활은 바다 쪽에서도 성장동력을 찾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이를 위해 현재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각각 분리된 ‘해양 및 수산 정책’을 통합할 계획이다. 1996년 발족한 해수부는 현 정부 들어 폐지돼 건설교통부·농림수산식품부 산하로 들어갔다. 특히 박 당선인은 해수부 부활을 통해 부산을 세계 5대 해양도시로 키울 방침이다. 지난 11월 초엔 부산의 한 대학을 방문해 취재진에 “청사를 부산에 두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옛 해수부 출신들은 위상 강화와 승진인사 기회 등을 이유로 부활을 기대하는 눈치다. 반론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수엑스포만 해도 해양 행정에 도로 구축과 배후시설 건축 등 교통·건설 기능이 잘 버무려져 성공한 것”이라며 “특정 기능을 떼내 독립하는 게 능사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막 세종시로 옮겼는데 또 짐을 싸라면 그런 비효율이 어디 있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 득실과 효과를 면밀히 따지라고 주문했다.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 정부 수립 이후 50차례가량 개편이 이뤄졌지만, 효과와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분석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 대선의 정부 개편 공약도 이해관계자 요구에 휘둘려 정밀한 진단 없이 나온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촉박한 시간도 문제다. 이창원(한성대 행정학 교수) 정부개혁연구소장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내년 초 국회 통과 과정에서 야당 반대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며 “이를 감안해 인수위가 개편안 마련을 서두를 텐데 이 과정에서 졸속 작업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준형 교수는 “인수위가 통상 행정 전문가들에게 조직 개편 ‘외주’를 주는데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말고 아예 ‘공식 기구’를 만들어 투명하게 논의하자”고 말했다.



 박 당선인 캠프의 정부개혁추진단장인 옥동석(무역학) 인천대 교수는 “인수위에서 구체적 개편안이 달라질 수 있으나 미래창조과학부 및 정보·미디어 전담조직 신설과 해수부 부활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물리적 통폐합뿐 아니라 “정부 운영 방식이라는 소프트웨어적 변화에 따라 개편 규모도 달라질 것”이라며 “인수위가 이런 부문을 심층적으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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