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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vs 판팅위 … 10대들의 기싸움

중앙일보 2012.12.21 00:52 종합 37면 지면보기
박정환 9단(左), 판팅위 3단(右)


4년마다 열리는 응씨배 우승자는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창하오-최철한으로 이어진다. 한국의 4천왕이 차례로 우승한 그 16년 동안이 한국 바둑의 최전성기였다. 올해 제7회 대회의 결승전 주인공은 한국의 박정환 9단과 중국 판팅위 3단이다. 박정환은 과연 응씨배와 한국 바둑의 깊은 인연을 이어 갈 수 있을까. 결승 5번기는 22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센즈호텔에서 시작된다. 2국은 24일. 3, 4, 5국은 내년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속개될 예정이다. 우승상금은 40만 달러, 준우승 10만 달러.

내일 응씨배 결승 5번기 시작



응씨배는 1988년 대회가 창설될 때는 윔블던 테니스 우승상금의 두 배나 되는 규모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모았으나 그 후 더 이상 상금이 오르지 않으면서 이제는 보통의 세계대회로 변했다. 그러나 한국 바둑은 응씨배를 통해 세계 제패를 시작했기에 이 대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박정환은 1993년생으로 만 19세다. 올해 들어 이세돌 9단을 제치고 한국랭킹 1위에 오르며 새 강자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각인했다. 특별한 장기보다는 포석, 수읽기, 전투, 끝내기 등 모든 부문에서 강하다. 이창호 9단은 개막식 때 “우승자는 박정환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예언이 실현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상대 판팅위는 올해 세계 바둑을 급습한 중국 ‘90후’의 대표주자다. 96년 생으로 만 16세.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판팅위는 16강전에서 이세돌 9단을 격파해 중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내가 지긴 했지만) 바둑은 아직 인정하기 힘들다”며 박정환 우세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국수 타이틀 홀더인 조한승 9단도 “박정환이 3 대 1로 승리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판팅위는 폭발적인 힘이나 번득이는 감각보다는 전체적으로 균형적이고 무난한 바둑을 구사하는 기풍이기에 탄탄한 그물망 같은 박정환에겐 특히 힘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



 그러나 박정환은 11~12월의 주요 국제대회에서 연패하고 있어 일말의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 최근 20국에서 겨우 50%의 승률을 보이고 있고 랭킹 1위 자리도 이세돌에게 반납한 상태다. 서봉수 9단은 그 점을 주시하며 “젊은 기사들의 대결에서 ‘절대’는 없다. 박정환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판팅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유서 깊은 응씨배가 ‘10대의 잔치’가 된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 10대끼리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세계대회 사상 처음이다. 조훈현 9단은 37세 때, 서봉수 9단은 41세 때 우승했다. 유창혁은 31세, 이창호는 27세, 최철한도 26세가 되어서야 우승자 대열에 들어섰다. 이번 판팅위가 우승하면 그는 세계 바둑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대회 규칙은 응씨룰을 적용한다. 덤은 8집이고 제한 시간은 3시간30분. 초읽기는 없고 시간 초과 시 35분당 2집을 공제한다. 2집의 페널티는 승부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마 사활이 걸리면 페널티가 무의미해져 거의 무한대로 시간을 쓸 수도 있다. 계가법은 응씨룰 특유의 ‘전만법’을 쓴다.



박정환 9단



93년 1월 11일 서울 생, 2006년 입단

세계대회 우승 1회, 아시안게임 2관왕

국내대회 우승 9회, 한국랭킹 2위, 올해 전적 71승21패



판팅위 3단



96년 8월 6일 상하이 출생, 2008년 입단

세계대회 첫 결승 진출, 국내신예대회 우승 3회

중국랭킹 12위, 올해 전적 24승 7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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