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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인문학상 심사평] 패기 넘치는 ‘바람의 각도’에 몰표 쏟아져

중앙일보 2012.12.21 00:10 종합 33면 지면보기
또 한 명의 당찬 신인이 최고의 시조 등용문인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탄생했다.



별 당위성도 없이 지나치게 난해하거나 관념적인 응모작 중에서 눈에 띄게 선명한 작품을 보내온 김태형씨다.



좀 어설프더라도 신인다운 패기와 실험성을 갖춘 신인의 출현을 기대한 심사위원 전원은 ‘바람의 각도’에 최고의 표를 던졌다.



 당선작 ‘바람의 각도’는 아무런 형체가 없는 바람에다 각도 개념을 부여한 제목부터 신선했다.



또 바람이 지닌 다의성을 시적 구도 속에서 포착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어둠을 밀치’고, ‘햇살을 당’겨 ‘엇각’인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모습은 새로운 영웅이 등장해 타락해 가고 있는 세상을 구원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줬다.



둘째 수에서 나타낸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나, 셋째 수에서 드러낸 삶에 대한 따뜻하고도 낙관적인 인식은 이 땅에는 불안한 젊음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강한 메시지도 남겼다. ‘세상의 평각을 꿈꾸는’ 청춘의 아름다운 고민을 잘 보여줬다.



 시조의 숙명적 조건인 형식미도 잘 갖추고 있다. 율격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기보다 그런 가락이 몸에 배어 있는 듯하다. 많은 습작이 만든 정제된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편안하고 믿음직했다.



 응모작 중에는 제목이나 내용 가운데 불필요한 외래어가 들어 있거나 이미지를 과도하게 빌려온 경우가 많았다. 시조에서 지양해야 할 문제점들 중 하나다. 당선작 외에도 개성 있는 작품이 많았다. 김주연·용창선·송태준·김영순씨의 작품도 활발하게 거론됐다.



◆심사위원=오승철·권갑하·이종문·강현덕(대표집필 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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