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쿵쾅거리는 심장 같은 시 쓰기 위해 내달리겠다

중앙일보 2012.12.21 00:09 종합 33면 지면보기
바람의 각도


김태형 당선소감

추위를 몰아올 땐 예각으로 날카롭게



소문을 퍼트릴 땐 둔각으로 널따랗게



또 하루 각을 잡으며



바람이 내닫는다.





겉멋 든 누군가의 허파를 부풀리고



치맛바람 부는 학교 허점을 들춰내며



우리의 엇각인 삶에



회초리를 치는 바람





골목을 깨우기 위해 어둠을 밀치는 것도



내일을 부화시키려 햇살을 당기는 것도



세상의 평각을 꿈꾸는



나직한 바람의 몫





졸업생의 마지막 학기처럼 떨어지는 달빛에 골목이 환해집니다. 그만큼 골목 한구석 깊어지는 어둠을 보며 우리사회의 견고한 벽 앞에 때론 좌절하는 청춘을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젊기에 밝은 내일을 꿈꾸는 우리의 청춘. 단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전력질주 하는 삶보다 중요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할 때마다 밤새도록 활자들을 써 내려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를 찾아 헤맸고, 울창한 시조의 숲을 이루기 위해 정제된 말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소외된 누군가의 위로가 되고 잠시 쉬어갈 그늘이 되라고 덜 여문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치열한 삶 속에서 희망의 세상을 꿈꾸며 뜨거운 시어한줄기 건져 올리는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국어사전을 뒤지며 책상에 앉기보다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를 담은 살아 숨 쉬는 시를 쓰기 위해 내달리겠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부족한 제 작품을 올려주신 심사위원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인으로서 가야 할 아득한 길 앞에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더욱 앞섭니다. 나를 관통했던 바람처럼 세상 속에 출렁이는 초록빛 언어와 여린 소리를 찾아 정형의 그릇에 잘 담아내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첫 번째 독자이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격려해준 사랑하는 어머니와 동생과도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화성박물관에서 작품을 고민하며 썼던 시간을 떠올리며 활자에 맥박이 뛰도록 창작에 더욱 힘을 쏟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게 문학적 재능을 주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돌리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약력=1986년 서울 출생,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제20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 대학일반부 장원, 제5회 전국지용백일장 대학일반부 최우수상.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