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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2 ⑧ 클래식] 1인 15역 소리꾼 이자람의 발견 관객 앞으로 바짝 다가선 국악

중앙일보 2012.12.19 00:49 종합 23면 지면보기
KBS 교향악단(지휘 곽승)이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연주를 마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KBS 교향악단·LG아트센터]


변화. 2012년 클래식 음악계를 꿰는 단어다. 발전과 퇴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일부에선 잰걸음으로 나아간 반면 또 다른 일부에선 뒷걸음질을 쳤다. 무엇보다 국내 교향악단을 대표하는 두 단체인 KBS 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음악용어로 올 한 해를 풀어봤다.

단원 갈등, 고액연봉 논란 … 교향악단은 불협화음 쏟아내
오페라·발레 공연, 불황 직격탄



 ①캐코포니(cacophony·불쾌음)



판소리 ‘억척가’를 부르고 있는 소리꾼 이자람. 이씨는 1인 15역의 캐릭터를 능란하게 소화하며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 KBS 교향악단·LG아트센터]
 올해 가장 많은 뉴스를 쏟아낸 것은 KBS 교향악단이다. 상임지휘자와 단원들의 갈등으로 너무도 쉽게 무너졌다. 1년 동안 제대로 된 연주회가 열리지 못했고 단원 70여 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지휘자는 단원들을 불신했고 단원들은 길거리로 나섰다. 올 여름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KBS 교향악단은 지난달 러시아 출신 지휘자 플레트네프를 모셔와 ‘시운전’에 나서며 갈등을 봉합하고 있다. “예전처럼 감동적인 음악을 들려 달라.” 연주회에서 만난 클래식 팬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상임지휘자는 내년 상반기 선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연말 시작된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 음악감독의 고액 연봉 논란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서울시향 진은숙 상임작곡가는 지난 1월 “예술가로 하여금 이념과 도덕의 눈치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 감독과 만나 연봉을 일부 삭감하고 재계약에 합의했다.



 ②휘모리(빠르게)



 국악은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춰 변신을 꾀했다. 주역은 판소리였다. 소리꾼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억척가’는 국악 공연으론 이례적으로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이씨는 1인 15역의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사랑·이별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풍자했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 ‘배비장전’을 무대로 불러내 코미디 창극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했다. 등장인물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배비장은 융통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고지식한 공무원으로, 기녀 애랑은 당차고 현명한 현대적 여성으로 설정됐다. 배우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연기하고 퇴장하는 열린 형식의 마당극 구조를 도입했다. 사랑방 공연장의 분위기를 살려 간단한 다과와 함께하는 공연 등 국악계에선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③피아노(piano·약하게)



 고가 전략을 내건 콘서트는 굴욕을 겪었다. VIP석을 57만원으로 책정했던 야외 오페라 ‘라보엠’은 공연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했다. 경기불황으로 티켓 판매가 부진해서다. 주최 측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R석(45만원)을 12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국내 발레 공연으론 역대 최고가인 40만원(VIP석)을 기록한 ABT 발레단의 ‘지젤’ 공연은 스타 발레리나 줄리 켄트가 출연했음에도 유료 객석점유율이 30%를 조금 넘는 데 그쳤다. 미국에선 애틀란타·인디애나폴리스·미네아폴리스 심포니가 재정위기를 겪었다. 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는 내년 2월까지 280만 달러(약 30억원)를 마련해야 문을 닫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④스타카토(staccato·짧게 끊어서)



 올해 방점을 찍은 작곡가는 드뷔시였다. 탄생 150주년을 맞은 그를 추모하는 공연과 음반이 이어졌다. 금호아트홀은 4월부터 두 달간 ‘드뷔시 스페셜 시리즈’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드뷔시의 밤’을 마련, 그의 실내악곡을 훑는 무대를 선보였다. 2010년 쇼팽·슈만(탄생 200주년), 2011년 리스트(탄생 200주년)에 이어 작곡가 추모 시리즈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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