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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전의 5년, 중요한 선택

중앙일보 2012.12.19 00:22 종합 30면 지면보기
오늘 실시되는 18대 대선은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1987년 직선제 민주화 이래 여섯 번째다. 그동안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이렇게 철저히 양극화를 이룬 적이 없다. 과거 보수는 김종필·정주영·이인제·정몽준·이회창이 유력 후보의 표를 갈랐다. 진보는 민노당 권영길과 창조한국당 문국현이 작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번엔 막판에 통합진보당마저 가세함으로써 완벽한 양극이 형성됐다. 30~40%로 추산되는 중도도 박근혜와 문재인으로 갈라졌다.



 이념 양극화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쇳가루가 양쪽 자석에 몰려 있어 대선 후에도 갈등의 봉합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복지·의료·일자리·정치쇄신 등에선 두 후보가 상당히 근접해 있다. 하지만 전교조를 포함한 교육문제나 재벌개혁 등에선 차이가 드러났다. 특히 북한 문제가 불거진다면 갈등의 파고는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확실한 이념경쟁은 사회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드러내주기도 한다. 문제가 눈에 확실히 들어오면 의외로 해결책도 쉽게 보일 수 있다.



 선거의 품격에서 이번 대선도 여전히 많은 숙제를 남겼다. 물론 한국의 대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과거 대선은 원시적이었다. 1987년엔 투석전이 벌어졌고 92년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복국집 회동을 도청하는 사건도 있었다. 2002년까지 대선판은 금권(金權)이 판을 쳤다. 그런 돈과 돌멩이가 사라졌으니 많이 진보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흑색선전과 근거 없는 비방이 사라지지 않았다. 국고 보조를 27억원이나 받고도 중간에 선거판에서 탈주하는 정당 후보도 나타났다.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소동 때문에 TV토론이 미뤄지는 등 ‘안개 선거’라는 희한한 기록도 남았다.



 ‘이상한 선거’는 이제 오늘 하루를 남겨놓고 있다. 차기 대통령 5년에는 도전과 위기가 숨어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3.8%를 전망했으나 연말 기록은 2.4%다. 내년 3% 전망이 나왔지만 올해에 비춰보면 2%가 될지도 모른다. 저성장은 경제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를 위협할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서방의 기대를 무참히 깨고 선군(先軍)과 무력 위협의 벼랑 끝 노선을 드러냈다. 북한 급변 사태는 차기 정권과 국민에게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이념으로 쪼개진 공동체를 이끌고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박근혜와 문재인. 누가 시대의 과제를 헤쳐갈 적임자인가. 적임자의 선택은 누가 하나. 갈등을 봉합하고 저성장을 뚫고 전진해야 하는 국가의 진로는 누가 정하나. 바로 4050만 유권자다. 대통령과 정권은 나와 가족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공동체를 위해 내가 결정해야 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모든 운명을 남이 정하는 꼴이 된다. 선거민주주의나 참정권이라는 대의를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나를 위한 나의 결정을 위해 투표장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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