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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과실 있어도 … 벌 받다 사망, 공제급여 전액 줘야

중앙일보 2012.12.19 00:14 종합 14면 지면보기
고교생 정모양은 2010년 등교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지도교사로부터 얼차려를 받았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정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숨졌다. 평소 앓고 있던 ‘비대심장근육병증’이 직접 사인(死因)으로 밝혀졌다.


직접 사인은 평소에 앓던 심장근육병 때문이지만
대법, 깎지 말고 지급 판결

 정양의 부모는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따라 학교안전공제회에 공제급여를 청구했다. 그러나 공제회는 “정양의 병력(病歷)이 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인 만큼 정양에게 70%의 책임이 있다”며 8500여만원만 지급했다. 정양의 부모는 공제회를 상대로 “공제급여를 전액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 2심은 “급여 전액인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2부도 18일 원심대로 급여 전액을 주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사회보장적 성격이 있는 학교안전공제제도는 민사상 손해배상과 달리 과실상계(손해배상 금액 결정에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는 것) 이론을 적용할 수 없고, 학교안전사고의 범위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제급여 지급을 둘러싼 학교안전공제회와 피해자 간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제도 도입의 취지상 정양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공제회는 ▶사고가 교육활동에 포함되는지 ▶피해자의 과실책임이 있는지 등을 따져 피해자 책임 부분을 제외한 액수를 지급해 왔다.



 대법원은 최근 이와 유사한 두 건의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3부는 등교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한 고교생 김모군의 부모가 낸 소송과 학교에서 레슬링 훈련 도중 목이 부러져 장해를 입은 중학생 박모군 부모가 낸 소송에서 모두 “공제급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공제회는 “김군 사고는 교육활동과 관련이 없다”며, “박군 사건은 학생의 과실이 크다”며 공제급여 지급을 거부했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학교 내 안전사고의 공제급여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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