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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3 보수·진보 대표 논객, 대선을 말하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2.12.16 08:16
코엑스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광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 후보는 전날 신촌오거리에 이어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곳을 유세 장소로 선택했다. [연합뉴스]


광화문광장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주먹을 힘껏 들어 올렸다. 문 후보가 광화문 광장에서 유세한 것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 후 세 번째다. 오종택 기자

이문열 "난세 헤쳐갈 실력파 지도자를" 백낙청 "낡은 시대 교체할 인물 뽑아야"

D-3. 보수와 진보가 유례없이 세력을 결집한 18대 대선은 초박빙 판세다.



양쪽의 대표적 아이콘인 이문열(64) 작가와 백낙청(74)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번 대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중앙SUNDAY가 두 사람에게 대선의 의미와 시대정신, 안철수 현상을 물었더니 모든 분야에서 답변이 상반됐다.



이 작가는 “지금은 난세다. 위기 시대엔 실전형의 실력파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다. 백 교수는 “낡은 시대를 새 시대로 교체할 수 있느냐가 이번 대선의 핵심”이라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당선을 주장했다.



보수와 진보가 일대일로 결집해 맞붙은 데 대한 상황 인식도 달랐다.



“모양으로 봐선 단출하게 양대 진영으로 나눠졌지만 큰 틀로 봐선 크게 바뀐 게 없다. 내용적으론 단일화 과정의 이합집산으로 인해 더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안철수 현상을 두고 기성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시대정신이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안철수는 정치공학적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이문열)



“김대중 대통령은 이념이 완전히 다른 세력끼리 집권을 위해 DJP 연합을 했고 이인제 효과까지 더해 겨우 집권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나중에 깨지긴 했지만 정몽준 후보와 연합했다. 이번엔 보수와 진보가 집결해 엇비슷한 형세를 만들었다. 분단 체제의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왔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백낙청)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 이 작가는 ▶결단력 ▶돌파력 ▶인화력을 들었다. 반면 백 교수는 ▶공공성에 대한 인식 ▶소통 ▶시대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꼽았다.



“박근혜란 캐릭터가 이해 안 되는 측면이 있긴 하다. 한번 믿으면 폭 빠져버리는 성향이나 논리와 무관하게 호오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 쏘는 걸 보면서 확실하게 박 후보를 찍겠다는 결정을 했다. 문 후보는 ‘내가 노무현의 적자이니 찍어주시오’란 논리인데 이해가 안 된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충분히 동정이 가고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됐든 우리 모두가 본 마지막 모습은 전직 대통령이 뇌물죄 혐의로 조사받다 자살한 거다.”(이문열)



“대통령의 중요한 덕목은 공심, 공공성을 존중하는 공익정신이다. 그 점은 문 후보가 투철하다. 정치력, 카리스마가 모자란다는 비판을 듣는데, 일부 사실이지만 중요한 건 문 후보는 단독 후보라기보다 문재인·안철수, 심상정 등 플러스 알파 팀의 팀장이란 거다. 종래와 다른 타입의 대통령이 탄생한다고 봐야 한다. 문 후보는 그런 국정 시스템을 약속했다. 박근혜 후보는 남북관계를 이명박 정부보다 낫게 하겠지만 개인 의지와 관계없이 지지 세력과 새누리당이 낡은 기득권 세력의 총집결체다.”(백낙청)



안철수 현상과 단일화에 대한 시각도 엇갈렸다.



백 교수는 “시대 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안철수 현상은 과거 다른 나라에서 발견되는 제3 후보에 대한 일시적 인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단일화에 대해선 “연합 세력이 형성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이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작가는 “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가 필요했던 사람들이 아바타를 키우듯 안철수를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낙청 선생을 스승으로 삼아 40년간 이 나라에서 자리 잡아온 세력이나 친노무현계가 기획세력의 중요한 멤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 두 세력의 필요성과 상호 의존성이 잘 들어맞아 만들어낸 게 안철수 현상”이라며 “자기들이 봐도 지금 있는 사람만으론 안 되고 불쏘시개가 필요해 누군가를 끌어들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거다. 결국 안철수라는 호재가 필요해 다 같이 거두어 키우는 데 언론이 덩달아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백 교수는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은 정권교체로 시대를 교체하겠다는 목표에서 일치하고, 공약도 전문가들은 90% 정도 일치한다고 보고 있어 누가 기획하고를 떠나 억지로 된 거라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맞섰다.



최상연·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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