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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86% 늘어난 귀농, 58%는 나홀로

중앙일보 2012.12.08 00:14 종합 12면 지면보기
KT계열사 본부장이었던 김성수(53)씨는 이제 다육식물을 키우는 농업인이다. “2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해 왔으니, 앞으로 20년 더 할 일을 찾겠다”는 생각에 2010년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을 선택했다. 지금은 부인과 둘이 평택에서 농장을 운영한다. 2년 만에 농장이 자리 잡아 연 수입이 회사 다닐 때보다 많아졌다. 그는 “시간 여유가 늘어 생활환경도 만족스럽다”며 “이제 은퇴를 생각하지 않고 평생 할 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작년 1만 가구 … 평균 52세
초기 위험 고려 혼자 내려가

 귀농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7일 통계청의 ‘2011년 귀농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농사를 지으려고 도시를 떠난 귀농가구는 1만75가구(1만7464명)로 나타났다. 전년(5405가구 9597명)보다 86.4% 급증해 1만 가구를 넘어섰다. 경북이 1840가구(18.3%)로 가장 많았고, 전남·경남·충남·경기·전북도 1000가구를 넘었다. 이번 통계는 동 지역에서 읍·면으로 주소를 옮긴 사람 중 농지원부 등에 농업인으로 새로 등록한 사람을 집계했다.



 귀농가구 가구주 평균연령은 52.4세다. 2010년 51.6세에서 0.8세 높아졌다. 연령대별로는 50대(38.4%)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5.4%), 60대(19.9%) 순이었다. 강종환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노후 생활을 위해 농촌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남 영광군에서 조경수를 키우는 한홍석(54)씨도 귀농한 베이비부머다. 50대에 접어든 2008년, 서울의 공직생활을 접고 부인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는 50대 예비 귀농인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퇴직을 앞두고 무작정 ‘고향 가서 농사나 짓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귀농하면 공백기가 길어지고 실패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요즘엔 귀농 준비자도 농촌생활이 쉽지 않다는 걸 안다. ‘나 홀로 귀농’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귀농가구 중 58.8%는 가구주 홀로 전입하는 1인 가구였다. 초기 정착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구주가 혼자 내려간 뒤 나중에 가족을 데려온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채상헌 천안연암대학 귀농지원센터장도 “농촌 이주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선 선발대처럼 아버지가 먼저 내려가 터를 닦아 놓고 가족은 주말에 가끔 내려가다가 정착하는 ‘소프트 랜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농촌으로 이주하는 건 ‘사회적 이민’과 같기 때문에 자칫 가족이 한꺼번에 귀농했다가 다 같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귀농가구가 많이 키우는 작물은 채소류(54.1%)로 나타났다. 이어 과수(32.5%), 특용작물(29.1%), 논벼(24.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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