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폭행피해 알바女 "강제로 사장 애인하라며"

중앙일보 2012.12.08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학교 밖에서도 대학생 성범죄 피해자는 생긴다. 인턴·아르바이트 등 외부활동에서 갑(甲)의 위치에 선 이들이 가해자가 된다. 본지 조사에서도 학생-외부인 간 사건이 성범죄 상담사례 중 10.4%를 차지했다. 최근 아르바이트 사장에게 피해를 본 수도권 소재 대학 2학년인 A(20·여)씨를 심층 인터뷰했다.


아르바이트 사장에게 성폭행 당한 2학년 여대생

 A씨는 지난 8월 자취를 시작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형편이 여의치 않은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였다. 수 차례 거절당한 끝에 학교 인근 커피전문점에 취직이 됐다. 첫 출근 날 사장 B(32)씨는 회식을 하자며 A씨를 참치집에 데리고 갔다. 조심해서 술을 마셨지만 화장실에 다녀온 뒤 한 잔을 더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모텔 방에서 알몸인 채로 깨어났다. 사장이 옆에 누워서 웃고 있었다.



 “신고하고 싶었지만 어렵게 구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걱정됐어요. 또 전날 밤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사장님이 ‘니가 먼저 적극적으로 안겼다’고 말하니 항의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내가 처신을 잘 못했거니 자책하고 잊으려고 했습니다.”



 그날 이후 사장은 A씨에게 사귀자고 했다. 거절하자 모텔에서 찍은 알몸 사진을 학교 게시판에 올리겠다는 협박이 돌아왔다. 결국 강제로 ‘애인’이 됐다. “어떻게든 사장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무섭고 정말 싫었지만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모를 테니까요.”



 사장은 A씨를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며 행동을 감시했다. 반항하면 견디기 힘든 폭언과 협박을 퍼부었다. 하지만 기분 좋을 땐 ‘사랑한다’며 잘해줬다. 그러기를 한 달여. 견디다 못한 A씨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고 지난 9월 말 탈출했다. A씨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B씨에 대한 고소를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A씨 같은 일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권력을 지닌 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하다가도 잘해주면 미안함과 분노를 동시에 가지는 ‘양가감정(兩價感情)’ 상태에 빠져 정당한 대응을 주저한다는 것이다. 김수진 서울 여성·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총괄팀장은 “대학생은 성인이긴 해도 판단력이 미숙한 경우가 많다”며 “상하 권력관계에 놓이면 부당한 일을 겪어도 신분적 불이익에 대한 불안으로 자책하거나 미온적 대처를 해 2차 피해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영화 보자"던 교수, 女제자 모텔로 데려가…헉

연구실 선배에게 성추행 당한 대학원생, 결국은…충격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