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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있어 재즈는 한 걸음 나아갔다

중앙일보 2012.12.07 00:53 종합 24면 지면보기
1959년 ‘타임 아웃’ 앨범 발매 당시의 브루벡. “재즈는 심장의 박동 소리를 지닌 유일한 음악”이라고 했다. [사진 소니뮤직]
재즈의 또 한 거장이 갔다. 하지만 재즈는 그를 만나 한 걸음 더 앞서게 됐다. 5일(현지시간) 사망한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 1920~2012) 얘기다. 외신은 브루벡이 코네티컷주의 한 병원에 가는 길에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91세.


재즈 피아니스트 브루벡 타계
‘타임 아웃’ 앨범 첫 밀리언셀러
클래식 기반의 단정한 연주 명성

 브루벡은 전후 미국 재즈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1951년 알토 색소포니스트 폴 데스몬드(1924~77)와 ‘데이브 브루벡 쿼텟’을 결성, 53년 첫 앨범 ‘재즈 앳 오벌린(Jazz at Oberlin)’을 발표했다. 부드럽고 깔끔한 백인 특유의 연주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59년에는 재즈 앨범으로선 첫 밀리언 셀러(100만장 판매)를 기록한 ‘타임 아웃(Time Out)’을 내놓았다.



 그는 ‘타임 아웃’에서 4분의 4박자라는 재즈 문법을 과감히 버렸다. CF 삽입곡으로 유명해진 ‘테이크 파이브(Take 5)’에선 4분의 5박자를, ‘블루 론도 아라 터크(Blue Rondo a La Turk)’에선 8분의 9박자를 선보였다. 이후 4분의 6박자와 4분의 13박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그가 ‘행진곡 스타일의 재즈’라고 부른 곡들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조금 더 빨라진 리듬 덕분에 재즈에 입문한 미국인이 늘어났다. ‘타임 아웃’은 재즈 입문자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앨범 중 하나다.



 브루벡의 재즈는 흔히 연상하는 ‘끈적한 땀냄새가 담긴 음악’이 아니다.



4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프랑스 작곡가 다리위스 미요(Darius Milhaud)에게 작곡을 공부한 그의 음악에는 클래식 특유의 단정함이 배어 있었다. 그는 2005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재즈의 본질은 절제가 있는 자유로움에 있다. 바흐·모차르트·베토벤도 즉흥연주자였다. 그들의 음악에서 그런 즉흥성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회 현안에도 관심이 컸다. 그가 주로 활동했던 50~60년대 미국의 최대 이슈는 인종차별 문제. 흑인 음악가가 많았던 재즈 밴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브루벡 쿼텟에서 활동하던 베이시스트 유진 라이터(1923~)도 흑인이었다. 브뤼벡은 “재즈 밴드는 백인으로만 꾸려야 한다”고 남아공 정부가 요구하자 58년, 현지 연주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72년에는 성악곡 ‘진실은 무너졌다(Truth is Fallen)’도 발표했다. 70년 켄트 주립대에서 시위를 하다 사망한 학생을 위로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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