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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위는 예고편, 새해 초 진짜 혹한 온다

중앙일보 2012.12.07 00:47 종합 2면 지면보기
12월 추위가 매섭다. 동장군(冬將軍)은 눈을 동반하는 ‘2중주의 겨울’ 을 만들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32년 만에 12월 상순 기준으로 서울의 최고 적설량 기록(5일 7.8㎝)을 갈아치운 눈이 7일 오전부터 또 내린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북부·강원·충남·호남·영남지역에는 1~5㎝, 경기남부와 강원영서중남부·충북·전북동부내륙·경북북부내륙 등에는 2~7㎝가 내릴 것으로 6일 예보했다. 눈이 그친 뒤 7일 저녁부터는 다시 강추위가 몰려온다. 8일 서울은 영하 11도, 일요일인 9일엔 영하 12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캄차카 고기압 정체로 이른 한파
오늘도 눈 … 주말 서울 영하 12도
새해 추위는 북극해 해빙이 원인
시베리아 고기압에 찬 공기 보내



 6일에도 서울의 수은주는 영하 10.3도까지 곤두박질했다. 또 눈이 온 뒤의 주말 한파는 본격적인 혹한의 서막일까. 기상 전문가들은 평년 이맘때 아침기온이 영하 1~2도를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10도 가까이 낮은 한파가 닥쳤지만 본격적인 혹한이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초겨울에 일찍 한파가 밀어닥쳐 시민들이 한겨울 혹한만큼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은 “이번 추위는 다음 주 수요일(12일)께 평년기온에 근접하면서 일단 풀리겠다”며 “기상청 장기예보에서 예고한 이번 겨울 혹한은 다음 달 초·중순께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추위는 ‘예고편’에 불과하고 더 큰 추위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김영화 예보분석관도 “이번 추위는 러시아 캄차카 반도 부근에서 버티고 있는 ‘저지(blocking)’ 고기압 때문이고 장기예보의 혹한 시나리오와는 원인이 다르다”고 말했다. 캄차카 반도 부근에 위치한 저지 고기압에 막혀 중국 만주 쪽에 위치한 큰 저기압이 동쪽으로 곧장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는 게 한반도 날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체된 큰 저기압에서 작은 저기압들이 짧은 주기로 떨어져 나와 남쪽의 한반도로 우회해 동쪽으로 이동, 눈과 한파가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저기압은 영하 40도에 이르는 북쪽의 찬 공기를 끌고 내려오고, 서해 상공에서 영상 10도 정도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면서 50도나 되는 온도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5일 수도권의 눈도 온도 차로 눈구름이 발달하고, 대기가 불안정해진 게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눈·비를 뿌린 저기압이 통과하면 다시 찬 대륙고기압이 밀려오고, 한파 뒤에는 다시 저기압이 떨어져 나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내년 1월로 예고된 혹한의 원인을 스칸디나비아반도 동쪽 북극 바다인 카라해와 바렌츠해에서 찾고 있다. 기상청 김현경 기후예측과장은 “올여름 이후 카라·바렌츠해 얼음이 많이 녹았고, 얼음이 없는 따뜻한 바다에서 열기가 상승하면 바다 상공의 공기가 팽창하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우랄산맥 인근에는 저지 고기압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저지 고기압이 생기면 반작용으로 시베리아 상층에 저기압이 생성되고, 이 저기압은 북쪽 북극해의 찬 공기를 빨아들여 남쪽의 시베리아 고기압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찬 공기를 보급받은 시베리아 고기압은 세력이 커지면서 결과적으로 한반도에도 찬 공기가 몰고 오는 것이다.



 극지연구소 김성중 박사는 “해마다 추운 겨울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 원인은 다르다”며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바닷물이 더 많이 증발하고, 이로 인해 시베리아에 눈이 더 많이 내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눈 덮인 시베리아가 태양빛을 반사해 차가워지면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고 한반도의 추운 겨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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