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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연 64조원 공공조달의 빅데이터 나라장터

중앙일보 2012.12.07 00:38 경제 10면 지면보기
강호인
조달청장
최근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뒷얘기가 화제다. 오바마 진영은 일찍부터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레이드 가니를 영입해 선거캠프를 꾸렸다. 그는 소비자 구매패턴을 분석해 수퍼마켓 매출 상승에 기여했던 인물이었다. 캠프에서는 유권자의 구독 신문, 소유 차종 등 개인의 인터넷상 실시간 정보를 분석해 유권자의 성향을 예측하고 선거전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각적인 선거 전략가가 주류를 이뤘던 미국 대선에서도 빅데이터가 영향력을 발휘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고객이 어떤 경로로 사이트에 접근했고, 어떤 물건을 검색하고, 얼마 동안 둘러봤는지 등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분석한다. 나아가 고객의 소비성향과 패턴을 파악해 구매 가능성이 큰 상품을 추천한다. 아마존은 처음 서적 유통에서 출발했으나 미국 최대의 온라인 마켓으로 성장했다. 공공 분야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졌다. 국내에서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서 빅데이터가 주요 정책 의제로 다뤄진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큰’ 데이터가 아니다. 데이터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모바일 SNS, 인터넷 거래 정보 등 시시각각으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의 집합을 의미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면 전수분석이 가능해져 한정된 표본 분석에서 오는 정보왜곡을 줄일 수 있다. 데이터 발생 시점과 활용 시점 사이에 지연이 줄어들어 실시간 분석도 가능해진다. 또 인터넷상의 검색 패턴 등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의 행태와 선호를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분석은 과거 실적자료를 분석해 미래를 추론하는 회귀분석(regression)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오가는 거래와 소통 내용을 분석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욕구나 심리 상태를 읽어내고 이에 기반한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현실성 있는 전망이 가능해진다.



 조달청 나라장터는 연간 64조원이 거래되는 데이터의 보고(寶庫)다. 2002년 나라장터 개통 이후 10여 년 동안 물품 구매, 시설공사 계약, 제조업체 동향 등 공공조달 현장의 생생한 자료가 축적돼 있다. 아마존과 같은 고객별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 나라장터에 구축된다면 공공기관들의 구매효율성이 높아지고,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공공 판로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나아가 정부 조달이 우리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 중소기업 정책을 포함한 주요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개통 당시부터 조달 전 과정을 온라인화한 나라장터를 세계 최고의 전자조달시스템으로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나라장터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이자 중소기업 경쟁력 트렌드를 읽어낼 나침반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나라장터에 축적된 정보가 새 시장의 발견과 거래 표준화를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조달청이 ‘나라장터 새로운 10년 비전’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 호 인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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