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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2015년엔 1600억 달러 … 스마트혁명 돈 된다

중앙일보 2012.12.07 00:37 경제 10면 지면보기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
지난 10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브로드밴드 월드 포럼’에서 한국의 롱텀에볼루션(LTE) 성공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항상 하는 고민이지만, 시작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청중에게 한국을 인상 깊게 소개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를 틀어놓고 한국을 소개했다. 많은 사람이 말춤을 따라 추었고, 열띤 호응 속에서 발표를 시작할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강남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당시 유튜브 조회 수 6억 건, 18개국 아이튠스 음원 차트 1위, 유엔 회원국 193개보다 더 많은 전 세계 222개국 시청이 괜한 말이 아니란 것을 실감했다.



 ‘강남스타일’은 K팝과 전 세계 브로드밴드 네트워크가 결합해 만들어낸 글로벌 ‘가상재화’다. 가상재화란 앱·e북·음악·동영상·게임 등과 같이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단말에서 소비되는 모든 디지털 재화를 의미한다. 이전에도 온라인상에서 아이템이나 가상화폐 등을 일컫는 좁은 의미의 가상재화라는 용어가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가져오는 새로운 혁신으로 인해 가상재화의 의미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행해졌던 많은 일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디지털 콘텐트뿐 아니라 비즈니스 솔루션과 같은 많은 것이 빠르게 가상재화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5년에는 1600억 달러(약 173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10억 명 이용자가 월 10달러 이상을 쓴다는 의미다.



 가상재화는 태생적으로 무(無)국경·무관세·무수송비의 글로벌 시장을 형성한다. ‘강남스타일’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글로벌로 확산된 것은 바로 이러한 가상재화의 특성에도 기인한다. 가상재화 시장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 한국이 가장 유리한 국가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강력한 유무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제조 능력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 저변 확대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이미 3000만 명을 넘어 60% 이상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가상재화를 만들 창의성을 지닌 젊은 인재도 무궁무진하다.



 다만 가상재화 시장을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인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OS), 보안기술 등은 앞으로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이 분야 인력 양성과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트 불법 다운로드 등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저작권 보호를 통해 시장을 키우려는 각계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가상재화 시장은 낮은 진입장벽과 실패 비용으로 인해 창업이 용이하다. 창의력을 지닌 우리 젊은이들이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장이다. 이 시장의 10%만 차지한다고 해도 한국의 최대 고민인 일자리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재화 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 태 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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