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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보다 운치 … 울산바위가 편해졌다

중앙일보 2012.12.07 00:11 종합 17면 지면보기
설악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울산바위 새 탐방로를 걷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기존 탐방로의 철계단이 급경사에 시설이 낡아 사고 위험이 높자 새 탐방로를 개설해 지난달 30일 개방했다. [이찬호 기자]
설악산 계조암의 흔들바위를 지나 200m 정도 올라가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을 막아선 안내판 앞에 ‘울산바위 구 탐방로 이용 불가, 신규 탐방로를 이용하세요’란 작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새 탐방로 직접 걸어보니
65도 급경사 35도까지 낮추고
볕 잘 드는 곳 돌아가지만 편해
기존 철계단은 내년 5월까지 철거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울산바위 정상에 오르는 새 탐방로를 개설해 개방한 지난달 30일 현수막이 안내한 대로 가니 자연석과 나무를 섞어 자연친화적으로 만든 계단이 나왔다. 길이 540m의 계단을 오르자 본격적으로 울산바위에 오르는 또 다른 계단이 이어졌다. 이 계단은 철 구조물에 나무를 깔아 만든 것으로 경사도는 30~35도다. 옛 탐방로의 철계단 경사도는 45~65도였다. 경사도를 낮추기 위해 계단 상당부분을 갈지(之)자 형태로 설치했다. 경사도를 낮음으로써 기존 철계단에 비해 편안하게 오를 수 있었다. 계단 위에는 타이어매트를 깔아 철계단에 비해 미끄럽지 않은 데다 발에 전달되는 충격도 덜 한 느낌이었다. 철계단 일부 구간이 교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것과 달리 새 계단은 폭이 넉넉했다. 길이 240m의 계단을 오르자 동해 바다와 설악의 비경이 한눈에 보이는 울산바위 정상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울산바위에 오른다는 김병일(42·속초시 장사동)씨는 “옛 탐방로는 스릴은 있지만 힘들고 위험했다”며 “새 탐방로가 햇볕도 잘 들고 다니기 쉬워 탐방객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10여 년 만에 울산바위를 찾았다는 송정자(61·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씨는 “예전에 울산바위의 가파른 철계단을 오를 때는 현기증을 느꼈던 기억밖에 없다”며 “새 길이 운치도 있고 편하다”고 말했다. 새 탐방로에는 대청봉과 중청·소청봉 외에 공룡능선·권금성·달마봉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개의 전망대도 있다. 또 중간 통나무 의자 등이 갖춰진 쉼터도 2곳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울산바위 정상에 오르는 새 탐방로 개설을 추진한 것은 2009년. 808개의 급경사 계단으로 돼 있어 ‘공포의 808 철계단’이란 이름이 붙여진 울산바위 철계단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결과 설치 상태와 구조가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낙석과 눈사태에 취약한 데다 1985년 설치돼 시설이 낡아 사고 위험도 높았다. 이에 따라 2010년 9월 우회 탐방로 개설을 위해 두 차례 지형 조사를 벌였다. 울산바위 항공사진을 기초로 시설과 직원, 안전관리반원이 자일에 의지한 채 수십 차례 바위를 답사해 코스를 정했다. 이후 설계를 거쳐 2012년 6월 공사를 시작했다. 헬기로 자재를 나르고, 자일에 매달려 바위에 구멍을 뚫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새 탐방로가 개설됨에 따라 공포의 철계단을 철거하고 있다. 2013년 5월까지 철거할 계획인 철계단은 윗부분은 해체 후 헬기로, 아래 부분은 인력으로 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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