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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쟁력을 말한다] 홍익대 임해철 총장

중앙일보 2012.12.06 00:10 종합 19면 지면보기


홍익대가 서울 마포구 본교와 세종캠퍼스(세종특별자치시)에 이어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연건동에 제3캠퍼스를 열었다. 옛 서울대 미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건물이 있던 자리로 일명 ‘대학로 캠퍼스’다. 한국 미술·디자인사(史)에서 의미가 큰 공간이다. 홍익대는 여기에 지하 6층, 지상 15층 건물을 최근 준공했다. 임해철(60) 총장은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학로 캠퍼스 준공을 계기로 홍익대의 모토인 ‘산업과 예술의 만남’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미디어랩 같은 융합교육의 한국형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임기 3년으로 지난 9월 취임했다.

대학로 캠퍼스, MIT 미디어랩 같은 융합 공간 만들겠다



 -대학로 캠퍼스 준공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건물 신축이나 공간 확대를 뛰어넘는다. 새 캠퍼스에는 교육·산학협력·전시·공연 등 4가지 기능의 공간이 모두 들어 있다. 국내 대학 중 이런 성격의 건물은 드물다. 디자인과 뮤지컬 등 분야에서 교수·학생·기업이 한자리에서 협업할 수 있는 것이다.”



 -홍익대는 전통적으로 미대가 강한 대학이다.



 “전통적 강점인 미술·디자인에 공학·경영학을 꾸준히 융합해왔다. 공학계열은 서울대·한양대에 이어 수도권에서 셋째 규모다. 경영대 역시 저력이 있다. 예술과 산업의 접목은 국내에서 우리 대학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홍익대는 2009학년도 미대 입시에 ‘비실기 전형’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실기 시험이 사교육을 조장하고 입시 부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실기 없이 미대 신입생을 선발한 것이다.



 -비실기 전형을 도입해 보니 효과는.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진짜로 미술에 열정과 재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였다. 그동안 미대 지망생들은 학원에서 천편일률적으로 2, 3년 동안 석고상 스케치만 배웠다. 미대 입시에서 그런 시험을 보기 때문이었다. 이런 학생들이 어떻게 스마트폰 같은 창의적 상품을 디자인할 수 있겠나. 학생의 상상력과 열정·재능은 심층면접으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첫해 10%로 시작해 2013학년도는 미술계열의 100%를 비실기 전형으로 뽑는다. 심층면접으로 뽑은 학생들의 미술 실력이 오히려 더 뛰어나더라.”



 -전공을 결정하지 않고 입학하는 자율전공모집제 비율도 높은 편이다.



 “대학 신입생 중 상당수가 어떤 전공인지도 모른 채 학과를 골라 입학한다. 그러고선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휴학한다. 자율전공모집제는 신입생이 1년간 자유롭게 과목을 듣고서 이후에 인문·자연·미술 계열 중에서 자유롭게 전공을 고르게 하는 제도다. 현재는 모집정원의 8%를 이 제도로 뽑고 있다. 향후 15% 이상으로 확대하려 한다. 4년 내내 자유롭게 과목을 수강하고 졸업 시점에 전공을 확정하는 자유전공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2015학년도에 5% 정도를 뽑을 생각이다.”



 -대선 후보들 모두 ‘대입 전형 단순화’를 주장한다.



 “찬성이다. 다만 간소화든 다양화든 대학 자율에 맡겼으면 한다. 홍대는 간소화로 가려 한다. 다양화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 간다’고 오해할 수 있다. 대학 교육엔 폭넓은 독서, 교양도 필요하다. 기본이 충실한 학생이 발전 가능성도 크다.”



올해 이 대학의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약 280만원이다. 등록금의 26%를 되돌려주는 셈이다. 국내 사립대 중 최고 수준이다.



 -다른 대학에 비해 장학금 비율이 높은 비결은.



 “학교를 알뜰하게 운영하면 가능하다. 우리 대학은 학생 교육에 직결된 분야를 제외하곤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직원도 여타 대학에 비해 적다. 믿기지 않겠지만 총장인 나도 판공비가 없다. 총장 비서도 따로 없다. 직제표에 비서실이 없으니까. 이런 방법으로 아낄 수 있는 비용이 꽤 된다.”



 -지역 출신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도 중요하다.



 “서울은 전체 재학생 중 8~9%밖에 수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 초까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완공된다. 기숙사를 원하는 지방 학생은 모두 수용할 수 있다. 외부자금으로 짓고 운영을 위탁하는 타 대학과 달리 우리는 자체 적립금을 투입했다. 학생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임해철 총장은=1952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석사, 서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81년 홍익대 컴퓨터공학 전공 교수로 부임해 기획연구처장·교육개혁실무단장·교무처장·학사담당 부총장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스스로 ‘CEO형’이 아니라 ‘실무형’ 총장이라고 부를 만큼 대학 행정 전반에 경험이 많다. 절약을 강조하는 그의 집무실은 19.1㎡(약 5.8평)이며 학교 승용차는 1600㏄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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