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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이주 한인 ‘애니깽’후손, 한국 총리와 첫 만남

중앙일보 2012.12.04 01:53 종합 34면 지면보기
2일 멕시코시티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왼쪽)와 앙헬레스 황보 한인후손회장(오른쪽 둘째), 울리세스 박(맨오른쪽)씨가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할아버지는 대한제국의 군인이셨습니다. 일본에 의해 군대가 강제로 해산되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멕시코로 오셨죠. 1905년 제물포항을 떠난 남자 중 300여 명이 할아버지와 같은 군인 출신이었습니다. ‘우리 열심히 일을 해서 군자금을 모으자. 그리고 5년 후에 돌아가자’고 다짐하셨대요. 하지만 대한제국은 일본에 망했고….”

김 총리, 현지서 30명 간담
후손회장 “한국에 자긍심”



 2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한인 후손 30여 명을 만났다. 김 총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다비드 김공(74)씨. “숱한 고생 속에서도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 상하이 임시정부로 보냈어요. 할아버지는 늘 바르고 성실하게 생활했고, 어린 나에게 깊은 감명을 줬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독립유공자 고(故) 김익주 선생이다. 우리정부는 지난 9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김 총리는 “한인 이주 100년이 지났지만 모국의 정서를 지켜온 데 대해 감사하다”며 "가슴 아픈 멕시코 이민사를 되돌아 볼 때 한인 후손이 멕시코에서 당당히 자리잡은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로 이주한 한인은 에네켄(선인장의 일종) 농장에서 일하며 어렵게 삶을 이어갔다. 그들의 삶은 영화 ‘애니깽’으로도 만들어졌다. 이주 3~5세대인 후손은 약 3만 명. 이주 역사가 오랜 탓에 대부분 한국어를 못하고 멕시코 국적을 갖고 있다. 한국의 총리가 한인 후손들과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앙헬레스 황보 한인후손회장은 “한인 후손 사회는 자긍심 속에 단결하고 있다. 보다 많은 멕시코인에게 한국 문화가 전파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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