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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서비스업 ‘수출 기업화’ 지원해야

중앙일보 2012.12.04 00:54 경제 10면 지면보기
조계륭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최근 세계 경제는 가까운 미래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점차 하락해 2025년에는 최악의 경우 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충격적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다는 시나리오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80년대 평균 9.8%에서 90년대 6.6%, 2000년대엔 4.1%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의 감소,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모델 부재, 생산성이 낮은 영세 서비스업 증가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가 평소 주저 없이 꼽는 것이 있다. 무역과 해외 투자 강화를 통해 해외 성장동력을 국내로 흡수하는 방법이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115%로 선진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금의 성과에 만족해선 안 될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해 세계적 수준의 ‘강소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독일 사례를 보자. 2000년대 초반 내수 중심의 독일 중소기업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정부도 금융·시장조사 등의 정책으로 도움을 줬다. 독일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숨은 강자’(Hidden Champion)로 불리며 독일 성장의 공신이 됐다. 한국도 이런 기업을 키워내야 한다. 다만 기존의 획일적이고 일시적인 지원 틀을 벗어나 기업 성향이나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식’ 지원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



 무역보험도 이러한 추세를 간파하고 기업이 원하는 수요에 맞춰 역할을 해야 한다. 좋은 본보기가 있다. 가전업체인 ㈜모뉴엘은 지난 2007년 내수 중심에서 수출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초기에 생산 자금 부족과 매출채권 미회수 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었다. 이때 무역보험의 금융 지원을 받아 기사회생했다. 이 회사는 올해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 가전쇼인 미국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7개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수출기업 전환 후 6년 만에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 산업의 ‘수출 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대책도 중요하다. 현재 내수 기반의 영세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낮고, 많은 부채까지 떠안고 있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큰 숙제로 자리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에 대한 무역보험 지원을 통해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도와준다면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영국 속담에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 경제와 수출 기업은 오늘날 불확실한 세계 경제의 파고를 이겨내야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조 계 륭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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