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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와 따로 노는 중국 … 문제는 ‘수급’

중앙일보 2012.12.04 00:45 경제 8면 지면보기
‘블랙홀’.


연말 337억 주 보호예수 물량 탓
세계증시 회복세에도 나홀로 약세
제조업지수 호조 … 내년 반등 기대

 요즘 중국 주식시장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다. ‘어게인 2007년’과 ‘이번에는 다르다’는 두 가지 주술이 결합, 수년간 전 세계의 돈을 집어삼켰다. 인접한 국내 투자자의 돈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2007년 이전에는 전무하다시피 했던 중국 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엔 30조원을 웃돌았다. 2007년 가을 고점을 찍고 난 후 중국 펀드는 2009년 단 1년을 빼곤 원금을 까먹고 있다. 문제는 연말이면 이듬해 유망 시장으로 언제나 중국 증시가 꼽힌다는 점이다.



 올해도 그렇다. 연초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지난달 2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마저 내줬다. 2009년 1월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올 들어서만 10% 가까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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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증시가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 우선 경착륙 우려가 꼽힌다. 수년간 연 두 자릿수 안팎 성장을 하던 중국이 올해는 성장 목표치 자체를 7.5%로 낮췄다. 그러나 설명이 부족하다.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 시장을 비롯, 인도·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증시도 강세였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도 정치적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중국 증시만 약세인 건 수급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올해 보호예수(대주주 등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제도)가 풀리는 물량의 20%가 이번 달에 집중돼 있다. 96개 상장사의 337억6600만 주가 풀릴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달 말 상하이종합지수 2000선이 무너진 것도 이번 달 시장에 나올 물량에 대한 부담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현재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곳이 800개를 웃돈다.



 수요는 늘기는커녕 되레 줄고 있다. 유재성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은 “중국 내 펀드의 결산을 맞아 리스크를 지고 한 해를 넘기는 걸 바라지 않는 펀드 매니저가 많다”며 “이들이 대거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는 탓에 중국 시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수급이 문제라는 건 홍콩H지수와 비교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9월 초 9000선이던 H지수는 이후 상승, 최근엔 1만 선을 회복했다. 올 들어 4% 올랐다. H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모아 만든 주가지수다. 곧 중국 본토 증시에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승인을 얻은 곳만 투자할 수 있는 데 반해 H증시에는 외국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중국 증시 내부의 수급 불균형에서 자유롭다는 얘기다.



 2000선을 밑도는 지수에도 시장에는 낙관론이 대세다. 일단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HSBC가 발표한 11월 중국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 예상치가 50.4로 13개월 만에 50을 웃돌았다. 주가도 싸다. 2009년 1월과 주가 수준은 비슷하지만 자산 가치로 따지면 지금이 더 싸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안팎으로 저평가됐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징후가 이어지는 만큼 중국 증시도 약세를 멈추고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원 우리투자증권 베이징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내년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 한도를 늘리면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중국 증시가 내년 3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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